차이나 블랙 먼데이…中 증시 사상 첫 서킷브레이크 거래중단

입력 2016-01-04 17:18 수정 2016-01-04 17:20

중국발(發) ‘블랙먼데이’(주가 폭락사태)가 새해 첫 거래일을 덮쳤다. 중국 경기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각국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4일 중국 증시는 본토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CSI300지수가 장중 7% 가까이 급락하면서 오후 2시34분(한국시간)부터 거래가 중단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85% 내린 3296.66에서, 선전성분지수는 8.19% 폭락한 2119.90에서 거래가 중단됐다. 상하이지수가 이 같은 폭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8월 25일 7.63% 하락 마감한 이후 처음이다. 새해 첫 거래일 하락폭으로는 지수 산출을 시작한 1990 년 이후 가장 컸다.

지난 여름 증시 패닉 사태를 겪은 중국 정부는 주가 급변시 거래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올해부터 도입했다. CSI300지수가 장중 5% 이상 급락하면 15분간 거래를 정지하고, 7% 이상 폭락하면 종일 거래를 중단하는 방식이다. 서킷브레이커는 도입 첫날부터 두 차례나 발동돼 결국 거래가 중단됐다.

중국발 충격에 한국과 일본 주가지수도 곤두박질쳤다. 코스피지수는 42.55포인트(2.17%) 하락한 1918.76으로, 코스닥지수는 4.56포인트(0.67%) 내린 677.79로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3.06% 급락한 1만8450.98에, 토픽스지수는 2.43% 떨어진 1509.67로 마감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2.68% 하락했다.

외환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기준환율은 달러당 6.5032위안으로 0.15% 절하돼 위안화 가치가 2011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원화 가치도 큰 폭으로 내렸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2원 급등한 1187.7원으로 마감했다. 일본 엔화로 수요가 몰렸다. 한때 마지노선인 달러당 120엔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엔화 강세로 일본 증시의 하락폭이 더 커졌다.

아시아 증시가 패닉에 빠진 것은 이날 발표된 중국 제조업 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아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의 외교 단절을 선언해 중동 리스크가 부각됐다.

천지우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