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한테 성희롱 당해도 신고 못해요” 기간제 교사 실태 ‘충격’

입력 2016-01-04 15:20
사진=한수진의 SBS 전망대 캡처

교육계의 비정규직이라고 불리는 기간제 교사들의 실태가 다시금 도마위에 올랐다. 부당한 처우와 교권 침해의 정도가 도를 넘어 남학생은 성희롱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다는 증언이 나왔다. 온라인은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사회 곳곳에 만연한 비정규직 문제가 아이들한테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4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서는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기간제 교사 빗자루로 폭행 사건과 관련해 김정민 비정규직 교사 협의회 공동대표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방송엣 김 공동대표는 “기간제 교사는 4만여 명 정도로, 전체 교사의 10%에 달한다. 그 중 절반 정도는 담임을 맡고 있다”며 정교사들에 비해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음을 전했다.

그는 또 “기간제 교사들의 교권침해는 정교사의 비해 더욱 취약하다”며 “학생들은 기간제 교사를 스페어타이어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남학생들은 성희롱 발언까지 한다”고 증언했다.

어느 정도의 성희롱이냐는 질문에 김 공동대표는 “교재를 안 가져온 학생에게 왜 학교에 오냐고 야단을 쳤더니 선생님 속옷 보러 온다, 이런 발언을 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정교사 선생님들의 교권 침해 사례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걸로 보면 기간제 교사들은 신고를 안 해서 그렇지 더 많을 것”이라고 예단했다. 신고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고용 불안 때문에 학교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칫 잘못하면 학생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소문이 난다는 게 김 대표의 전언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교권 침해 사례, 최근 5년간 2만6000건이라는 수치에는 기간제 교사의 사례가 포함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정교사은 교권 침해를 당했을 경우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서 학생을 징계한다거나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갈 수 있지만 기간제 교사는 채용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공분했다. “심각한 취업난에 비정규직이 넘쳐나서 생기는 문제점이다” “정교사들이 기간제 교사들을 폄하하니까 학생들도 그렇게 대하는 것” “교육문제가 심각하다” “가정교육 좀 똑바로 했으면 좋겠다” 등의 우려와 비난이 이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