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로켓군’ 창설…원로과학자의 꿈 60년 만에 현실화

입력 2016-01-03 19:51

중국이 새로운 핵무기 운용부대인 ‘로켓군’을 창설함으로써 원로 과학자의 꿈이 60년 만에 현실화됐다.

3일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신문에 따르면 ‘로켓군’ 창설을 처음으로 제안한 사람은 중국 ‘미사일의 아버지’이자 ‘로켓왕’으로 불렸던 국보급 과학자 첸쉐썬(錢學森)·1911∼2009) 박사였다.

첸 박사는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국가주석의 지시로 1956년 1월 1일 인민해방군 고위장성들을 불러모아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당시 첸 박사는 칠판에 ‘로켓군’(火箭軍)이란 세 글자를 써놓고 육·해·공군과는 다른 신형 미사일 부대의 창설 필요성을 역설하며 “중국인은 스스로 힘으로 로켓을 만들 능력이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당시 이 강연에는 허룽, 천이, 예젠잉, 녜룽전 등 군의 ‘원수’급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 큰 관심을 보였다.

첸 박사는 1956년 2월에는 저우언라이(周恩來·1898∼1976) 전 총리의 지시로 ‘중국 국방항공공업’에 관한 의견서도 제출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여기에는 중국이 당시의 기술 수준과 무기의 위력 등을 감안할 때 전투기보다는 미사일을 먼저 개발해야 하는 이유가 조목조목 담겼다.

첸 박사는 로켓군을 제안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중국의 미사일 개발과 항공학 연구를 주도했다. 그는 1960년대 중국의 첫 핵실험과 1970년 지구위성 발사 등에 큰 성과를 올렸고 2003년 유인우주선 발사의 토대도 닦은 것으로 평가된다.

마오쩌둥은 수차례 따로 만나 “중국 우주개발의 꿈 실현에 매진해달라”고 당부할 정도로 첸 박사를 특별히 아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1966년 전략 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부대를 창설, 첸 박사의 제안에 상당 부분 호응했지만 실제로 그의 꿈이던 ‘로켓군’ 창설은 그가 제안한 지 60년 만에, 또 그가 세상을 떠난 지 7년 만에야 실현됐다.

펑파이신문은 “오늘날 인민해방군에서 로켓군이 창설된 것은 역사가 전승 과정에서 발전한다는 측면에서 최고의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31일 ‘로켓군’과 ‘육군(통합)지휘기구’, ‘전략지원부대’ 창설대회에 참석, ‘로켓군’ 창설을 공식화하면서 핵전력을 질적으로 강화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