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3일 탈당하기 하루 전 안철수 의원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양측이 이미 신당 합류에 공감대를 형성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작업도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복수의 야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전 대표와 안 의원은 전날 오후 시내 모처에서 한 시간여 독대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표는 안 의원에게 탈당 방침 및 회견 사실을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측은 김 전 대표의 합류에 대해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 분위기이다.
문병호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양측이 대략적으로 협력에 공감한 것으로 안다"며 "김 전 대표가 바로 신당에 합류할지, 바깥에서 야권 신당 통합의 견인차 역할을 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신당 창당을 비롯해 새정치 실현과 야권 재편에 김 전 대표가 일조할 것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측에서는 김 전 대표와 같은 중량감과 경륜을 갖춘 인사가 합류함으로써 신당이 안정감을 갖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김 전 대표에 이어 '김한길계' 의원들의 신당 합류가 이어질 경우 세 확산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최재천 의원이 선도 탈당해 안 의원측에서 역할을 조율하는 가운데 문병호 의원은 이달 중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다만 안 의원측은 신당의 지도체제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 전 대표의 역할이나 직책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위기이다.
일각에서는 안철수-김한길 '투톱' 체제는 과거 새정치연합 창당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 의견과 함께 김 전 대표가 당 지도부를 맡기보다는 창당과 야권 통합, 특히 총선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 전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통합이라는 표현 대신 "백지 위에 새로운 정치지도를 그려내야 한다", "양당 중심 정치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해 야권 통합 이상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김 전 대표의 신당 합류 시점은 오는 10일 안 의원측 신당의 창당 발기인 대회일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오는 7일을 전후해 안 의원과 손을 맞잡는 공개 행사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대표는 탈당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오는 4일 부친인 김철 전 통일사회당 당수의 묘소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다.
이어 오는 5일에는 광주를 방문해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등 호남 민심을 잡고 민주화 역사의 계승 의지를 밝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이후에도 각종 일정을 통해 정치 변혁을 위한 메시지를 거듭 전달할 계획이다.
안철수-김한길 두 전 대표의 관계 설정도 관심사로, 이전 공동대표 시절과는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공동대표 시절만 해도 안 의원이 정치에 입문한 지 1년여밖에 안 된 시점이었던 만큼 김 전 대표가 좀 더 주도적 입장에 있었던 반면, 지금은 안 의원이 '마이웨이'를 선언하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상황 분석인 셈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김한길, 어제 안철수 회동에서 탈당통보…신당 합류 공감대 형성
입력 2016-01-03 1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