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은 침묵…김부겸은 탈당안해” 중간지대 인사들의 선택은?

입력 2016-01-03 18:16

더불어민주당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3일 탈당하면서 당 안팎의 다음 시선은 박영선 전 원내대표 등 '중간지대'에 있는 유력 인사들에게 향하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당내 중도파 모임인 통합행동의 멤버이다. 수도권 출신 3선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박 전 원내대표가 움직일 경우 연쇄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김 전 대표나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도 '비노', '중도' 등의 교집합을 공유하며 소통해온 사이로 알려져 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김종인 전 의원 등 안 전 대표의 연대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사들과도 막역한 사이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김 전 대표의 탈당에 아무런 공식 언급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그는 최근 문재인 대표를 향해 "정말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마음을 비우는 자세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알 밖으로 나오기 위한 여러가지 창조의 파괴'를 강조해 왔다.

거취와 관련해선 "생각을 가다듬는 중"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당 안이냐, 당 밖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고 여운을 남긴 바 있다.

당 안팎에서는 박 전 원내대표가 바로 거취를 결정하기 보다는 일단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과 야권 전체의 상황을 관망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문 대표가 내분 수습책으로 꺼내든 조기 선대위의 선대위원장 후보로도 거론돼 왔다.

그러나 야권의 재편이 가속화되는 일정 시점에서는 움직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박 전 원내대표가 움직인다 하더라도 순서로 볼 때 가장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와 함께 통합행동 소속으로, 대표적 중도인사인 김부겸 전 의원은 일단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대구에서 총선을 준비 중인 김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탈당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대구 선거에도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분열이 고착화되면서 당이 초라해지는 상황이 정말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김 전 의원은 문 대표로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받았으나 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도권 재선인 민병두 의원은 "지역에서 탈당하라는 사람과 하면 안된다는 사람이 섞여있다"며 "현재로선 지역을 다져놓은 것이 우선"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