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력해봤냐는 꼰대 질문 말라” 흙수저 김병관 의장의 입당 회견문 ‘화제’

입력 2016-01-03 15:26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번째 영입 인물이 공개됐다. 벤처기업인이자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웹젠의 김병관(43) 이사회 의장이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에 이어 예상치 못했던 파격 인사다. 그는 입당의 변을 통해 벤처기업가 다운 표현을 써 청년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김 의장은 3일 오후 1시30분 국회 당 대표실에서 문재인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입당을 공식화했다. 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흙수전와 헬조선을 한탄하는 청년에게 ‘노오력해보았나’라고 물어선 안 된다. 염치없는 말이다. ‘꼰대’의 언어일 뿐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여기서 노오력은 노력보다 더 큰 노력을 하라는 말로 사회가 혼란하니 노력 가지고는 되지도 않는다는 것을 풍자한 것을 뜻한다. 그 이유에 대해 “청년들의 앞엔 패기와 열정으로 넘을 수 없는 절벽이 있다”고 설명한 뒤 “떨어지면 죽는 절벽 앞에 죽을 각오로 뛰어내리라고 말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또 “제도적인 준비 없이 창업만을 권장하는 현재 제도는 실패로 인한 새로운 n포세대만 양산할 뿐”이라며 “과세특례와 제도들이 대기업에 편중돼 청년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을 넘어 건전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대기업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는 게 정치가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창업안전망을 만드는 일 만큼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임을 자부한다”고 주장했다.

“아직 정치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김 의장은 “정치라는 단어를 마주하면 두려움과 거부감이 있다. 외부에서 보여 지는 정치는 부정부패, 정치꾼, 싸움 등 부정적인 이미지들로 가득 차 있다”는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자신의 정치참여 소식을 듣고 중학생 아들이 부탁한 게 있다”고 말한 그는 “영화 스타워즈를 보고 오면서, 다크사이드(DarkSide)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했다”는 말로 향후 행보의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공장 노동자의 아들로 자라 어려운 환경에서도 비교적 성공했다”고 밝힌 김 의장은 자신의 성공의 원인을 “도전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때문이었다면서 청년들에게 ‘안전그물’ ‘창업 안전망’ 등을 만들어 주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입당 회견문을 접한 네티즌들은 입당 선언인지 현 정부의 문제를 꼬집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반응과 함께 사이다 같은 선언문이 믿음직스럽다는 찬사를 쏟아냈다.



작곡가 김형석은 자신의 트위터에 “입당을 축하한다”며 “아들의 바람처럼 세상이 다크 사이드에 빠지지 않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정청래 더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웹진 김병관 의장의 입당은 페이스북 저커버그가 미국 미누당에 입당한 것과 비견될 일”이라며 “벤처 정신으로 자수성가한 그가 헬조선을 언급한 것도 놀랍다. 청년들에게 빛이 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밖에도 “시원한 입당의 변이다” “구정물 나가니 샘물이 솟는 듯” “정치 시작 글을 이렇게 따뜻하게 쓰는 사람 처음이다” “입당 회견문 신선하고 마음에 든다” “똥차 가니 벤츠 왔네!” 등의 네티즌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일각에선 정치에 처음 입문한 사람들의 섣부른 포부라는 지적도 나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