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신당, 수도권·호남 지지율 약진...불안한 더불어민주당

입력 2016-01-03 08:02

연말연시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이 야권의 텃밭인 호남은 물론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호남과 수도권 의원들은 민심 이반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숫자로 확인되자 크게 술렁이고 있어 앞으로 추가 탈당 등 원심력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의원들은 당 분열과 문재인 대표에 대한 반감이 확산하는 데 우려를 나타내며 문 대표의 결단 등 대책을 촉구했다.

전남 지역구의 한 의원은 2일 "호남 민심은 '안철수가 100% 좋아서'라기보다 문 대표에 대한 반감 때문에 급격히 신당 쪽으로 쏠리는 것 같다"며 "그런데도 문 대표가 '마이웨이'만 고집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호남의 3선 의원은 "야당이 분열하는 모습에 대한 불만이 많고, 이쪽저쪽 다 안 좋게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특히 문 대표에 대한 거부 반응이 당에 대한 부정적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북의 한 의원은 "재래시장을 다녀보면 '더민주로 총선 이기겠나. 잘 고민해 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총선을 치르려면 문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의 또다른 의원도 "안철수 신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이른바 '컨벤션 효과'로, 만약 문 대표가 사퇴하면 거품이 꺼질 것"이라면서 "민심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둘 다 나쁘다. 둘이 대통령병에 걸려 60년 전통의 민주정당을 깨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역대 총선에서 근소한 표차로 당락을 결정지으며 전체 승부를 판가름해온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의 위기의식은 더 크다.

경기도의 한 의원은 "예고된 참패가 현실화하는 상태인데 아무도 손을 안 쓰고 있다"면서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마저 이탈하면 수도권 선거를 무슨 무기로 치르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수도권 의원은 "민심 이반이 심각한 수준이다. 안철수 신당이 우리 당 현역 지역구에 후보를 다 내보낸다고 하면 거의 당선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안철수 신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일시적 효과에 불과하며 혁신과 단합을 통해 민심을 되돌릴 기회는 충분하다는 목소리도 내놨다.

광주 북구갑의 강기정 의원은 "지금 잠시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국민은 지금부터 누가 더 진정성 있는 혁신을 통해 새누리당을 이길 가능성을 보여주는가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