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서 야권 주도권을 놓고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문재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병신년 새해벽두부터 인재영입 등을 놓고 기선잡기 경쟁에 들어간 모양새이다.
신년에 새로운 피 수혈전쟁에서 어떠한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총선을 앞둔 야권 주도권의 향배로 직결된다는 점에서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은 이날 각각 올해의 4자성어 키워드를 제시하며 자신이 천착하고 있는 화두를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이날 단배식, 국립 현충원의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 참배, 국립 4·19 민주묘지 참배, 동교동과 봉하마을 방문 등 야권의 정체성과 관련된 행보를 이어가며 강행군을 벌인 뒤 양산 자택으로 향했다.
3일 오전 상경할 때까지 양산에서 휴식을 취하며 신년 정국 구상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선대위 구성 및 인재 영입이 당면 과제로 꼽힌다. 내주 안으로 중도 성향의 경제전문가 ‘깜짝 영입’이 성사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가급적 이른 시일내에 조기 선대위가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단합과 통합을 통한 총선승리 의지를 밝혔다.
문 대표가 꼽은 4자성어는 대하무성(大河無聲·큰 강은 소리 없이 흐른다)이다.
한 핵심인사는 “물 위에선 잔물결이 아무리 출렁거려도, 도도한 물줄기는 유장하게 흐른다는 뜻으로, 현 정치상황이 아무리 요동치는 듯 보여도 역사의 물줄기는 소리 없이 순리대로 갈 것이라는 문 대표의 신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 위기에 직면할 정도로 내분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지만, 이에 흔들리지 않고 총선 승리를 향해 정면돌파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지역구 노인들을 대상으로 떡국 봉사에 나선 공개 일정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을 만나는데 나머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창당준비위 발족 스케줄을 앞두고 남은 연휴기간에도 공개일정을 최대한 자제한 채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요즘 하루에 적어도 4명, 많게는 8명까지 촘촘하게 만나고 있다”며 “연휴 때도 엄청나게 많은 인사들을 접촉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당장 창당준비위원장 영입과 발기인 물색이 ‘발등의 불’이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창준위원장 문제와 관련, “지금 계속 만나 뵙고 말씀들을 나누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여야 정치권을 ‘낡은 진보’와 ‘수구보수’로 규정한 안 의원은 ‘환부작신’(換腐作新·썩은 것을 싱싱한 것으로 바꾸어 만듦)를 올해의 4자 성어로 제시했다.
한 핵심인사는 “신당을 통해 낡은 정치를 바꾸고 새정치를 국민께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담았다”며 “야권뿐만 아니라 한국정치 전반의 혁신을 가져오기 위해 국민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인사회를 하고 ‘자구구국(自救救國) 총선승리’란 문구가 새겨진 떡을 썰었다. ‘자구구국’은 천 의원이 만들어낸 조어로, 먼저 자신을 구하고 나라를 구하자는 뜻을 담았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신년사에서 ‘승풍파랑’(乘風破浪·먼 곳까지 불어 가는 바람을 타고 끝없는 바다의 파도를 헤치고 배를 달린다는 뜻)을 올해의 4자성어로 내걸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文 '대하무성' vs 安 '환부작신' 벽두부터 주도권 경쟁
입력 2016-01-01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