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자주 통일 새 시대 열어나가야"…남북 관계 올해 전기 맞을까

입력 2016-01-01 13:39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육성 신년사에서 남북 대화 의지를 내비쳐 남북 관계가 급반전의 계기를 갖게 될지 주목된다.

김 제1비서는 신년 연설에서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마주앉아 민족문제, 통일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은 지난해 북남고위급 긴급접촉의 합의정신을 소중히 여기고 그에 역행하거나 대화 분위기를 헤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주통일 새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 남조선이 평화통일을 바란다면 6·15 선언과 10.4 공동선언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화 의지와 더불어 군부를 향해 군사력 강화 역시 당부했다. 그는 “혁명정신을 발휘해 적들을 완전히 제압할 수 있는 우리식의 다양한 군사적 타격수단들을 더 많이 개발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5월 예정된 제7차 노동댕 대회에 대해서는 “역사적인 분수령으로 될 당 제7차 대회를 승리자의 대회, 영광의 대회로 빛내어야 한다. 경제강국건설에 총력을 집중해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켜야 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신년사는 향후 대남 정책 기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료다. 김 제1비서가 대화 의지를 분명히 밝히면서 지난해 꿈틀댔던 남북 대화 기조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한 뒤 방명록에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어 세계 평화에 기여하겠다”고 썼다.

남북은 지난해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한 데 이어 당국회담도 열었지만, 금강산 관광 문제에 대한 이견 탓에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남측은 올해도 북한에 지속적인 대화를 요청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북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만을 고집할 경우 난항에 빠질 개연성이 높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