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국회의원의 노인 비하 발언을 뒤늦게 이해한다는 중년의 고백글이 인터넷을 감동시키고 있다. 70대가 되면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남다른 소신을 밝혀 찬사도 쏟아졌다.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제야 느끼는 정동영씨의 말 실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이 내일이면 53세가 되는 장년층이라고 소개한 뒤 정동영 전 국회의원의 노인 비하 발언이 지금에서야 가슴에 와 닿는다고 적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비례대표 22번으로 출마했지만 노인 폄하 발언으로 선대위원장을 사퇴하고 비례대표를 반납했다. 당시 그는 “어르신들은 투표를 안 하고 집에서 쉬셔도 괜찮다. 왜냐하면 그분들은 앞으로의 미래를 결정할 분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앞으로의 미래가 걸려있기 때문에 투표를 꼭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글쓴이는 또 “70살이 넘으면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다”라며 “왜냐면 미래는 젊은이들의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경험과 경륜의 중요성도 소중하다하지만 이번 한?일간의 외교를 보면서 노년층들이 보여 준 반응에 너무도 소름이 끼쳤다”고 비판한 글쓴이는 “도대체 나이를 뭐로 드셨는지 이해를 하기가 힘들다”고 한탄했다.
이는 올해 마지막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수요집회 현장 옆에서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엄마부대 소속의 중·장년층 회원들이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는 글을 염두에 두고 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시위를 벌였는지 여부에 대한 진위 파악은 되지 않고 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수요집회 현장에는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촉구하는 시위에 1000명이 넘는 국민이 참여해 반대 시위를 벌일 수 있는 공간조차 없었다.
자신은 그렇게 늙고 싶지 않다고 적은 글쓴이는 젊은이들에게 내년 총선에 투표할 것을 호소했다. “투표 1장의 가치가 3930만원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는 글쓴이는 “내일은 우리처럼 나이 든 세대가 절대 바꿀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신과 같은 중년이 노후를 걱정하지 않게 해 달라”며 젊은 세대들의 투표를 재차 독려했다.
해당 게시물은 만 하루도 되지 않아 2만2000건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댓글도 수 십 건이 달렸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글쓴이의 소신에 찬사를 보냈다. 중년의 남다른 소신에 감동한 네티즌들은 “투표할 자격이 있다” “70대가 넘어도 투표해라” 등의 응원 댓글을 달았다. 자신도 같은 세대라고 밝힌 여러 네티즌들도 “70대가 넘으면 젊은 친구들이 투표하라는 사람에게 소중한 1표를 행사하겠다” “65세만 이후에는 투표를 하지 않겠다” 등의 공감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