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수백만 명이 학살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유물을 파내 훔치려다 발각된 영국의 고교생 2명이 법정에 서게 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AFP통신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임브리지의 사립 퍼스 고등학교에 다니는 마커스 델(17)과 벤 톰슨(17)은 지난 6월 수학여행으로 방문한 폴란드 남부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5번 창고 부지를 파 녹슨 이발기, 단추, 유리 조각 등을 훔치다가 경비원에게 붙잡혔다. 당시 소년들은 유물을 훔친 나온 혐의를 인정해 보호관찰 1년에 벌금 240유로(약 30만원)를 물기로 하고 풀려났다.
그러나 이들이 영국에 돌아온 뒤 마음을 바꿔 무죄를 주장하자 폴란드 검찰은 델과 톰슨을 재판에 넘기기로 방침을 바꿨다. 폴란드 크라쿠프 지방검찰 대변인은 이들에 대한 공소장이 지난 29일 법원에 제출됐다고 BBC방송에 밝혔다.
톰슨의 부모는 “아들이 멍청하고 후회할 짓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폴란드 사회에 해를 끼칠 일을 저질러 죄송하다”면서도 “그가 미처 문화적 의의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이들은 최대 징역 10년 형을 받을 수도 있다.
일명 ‘캐나다 작업장’이라고도 불렸던 5번 창고는 2차 세계대전 때 강제수용소에 새로 도착한 이들이 물품을 놓고 간 곳으로 1945년 패전한 독일군이 불을 질렀지만 많은 유물이 여전히 땅속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수학여행 중 아우슈비츠 유물 훔친 ‘간 큰’ 영국 고교생 2명 재판에 회부돼
입력 2015-12-31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