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임기가 종료된 31일 프랑스로 떠났다.
정 감독은 이날 오후 2시 프랑스 파리행 대한항공편으로 출국했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정 감독님이 그동안 디스크 때문에 몸상태가 계속 좋지 않았다”며 “휴식을 취하러 프로방스 자택으로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이 서울시향 예술감독 재계약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내년 예정된 공연도 지휘하지 않기로 하면서 서울시향의 내년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정 감독이 지휘할 예정이던 정기공연 9회를 비롯해 음반 녹음, 해외 연주 등에 대해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1월에만 3차례의 공연에 대체 지휘자를 투입해야 한다. 9일은 브루크너 교향곡 9번, 16∼17일에는 말러 교향곡 6번이 예정돼 있다. 서울시향은 대체 지휘자 물색에 나섰으나 두 작품 다 난곡인데다 일정이 촉박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말러 교향곡 6번은 당초 공연 실황을 녹음해 도이치 그라모폰(DG)을 통해 음반으로 발매할 계획이었으나 이것도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1년 서울시향은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인 도이체 그라모폰(DG)과 5년간 매년 두장의 음반을 발매하기로 계약했다. 그동안 말러 교향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등 9장의 음반을 발매했으며 내년 하반기 브람스 교향곡 4번과 정 감독이 연주한 브람스 네개의 피아노 소품 Op.119을 담은 마지막 10번째 음반이 나올 예정이었다.
DG와 장기로 리코딩 발매 계약을 맺은 것은 아시아 오케스트라로는 서울시향이 처음이었다. 서울시향은 DG와 추가 계약을 통해 내달 말러 교향곡 6번을 녹음할 계획이었으나 정 감독의 사임으로 어렵게 됐다. 이밖에도 하반기 중국 공연 등 해외 공연도 재협의가 필요하게 됐다.
정 감독 후임자 선임 문제 등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향후 서울시향 이사회에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향은 내년 정 감독이 지휘하기로 한 공연 예매자들의 환불 문의가 이어짐에 따라 내주중 정책을 확정해 구매자들에게 공지할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마지막 연주 마친 정명훈, 31일 프랑스로 출국
입력 2015-12-31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