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칼럼니스트 "트럼프, 빌 클린턴 여성추문 거론 정당"

입력 2015-12-31 00:13

미국 유력 워싱턴포스트(WP)의 진보적 칼럼니스트인 루스 마커스가 29일(현지시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과거 성추문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의 공격을 “공정한 게임”이라고 옹호했다. 성추문은 어쨌든 여성에 대한 혐오스러운 행동이었고, 트럼프의 성차별적 발언 못지 않게 나쁜 일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조만간 부인을 위해 유세에 나서려 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의 행보가 흠집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커스는 이날 ‘트럼프가 옳다:빌 클린턴은 공정한 게임'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러한 입장을 밝히며 최근 트럼프와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이른바 ’성차별 애호가' 설전에서 트럼프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설전은 클린턴 전 장관에 의해 ‘성차별 애호가'로 낙인찍힌 트럼프가 내년 1월 4일부터 부인의 지원유세에 나서기로 한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과거 ’르윈스키 성추문'을 교묘하게 부각시키는 과정에서 달아올랐다.

특히 트럼프는 지난 26일 트위터에서 “힐러리가 자신의 남편을 선거유세에 참여시킨다고 발표했지만, 그는 성차별 애호가임을 드러내왔다. 그래서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며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자신의 저서에서 트럼프를 인종·성차별주의자로 지목했던 진보적 인사인 마커스는 그러나 이 칼럼에서는 “빌 클린턴은 어떠한 것에 대한 애호를 갖고 있다”며 “그는 성공적인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하지만 일대 오점을 남겼다”며 트럼프의 입장에 섰다.

이어 “성차별주의자라는 말은 여성들에 대한 빌 클린턴의 탐욕스러운 행동이나, 22세 여성 인턴과의 변명의 여지가 없는 관계에 대한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크게 보면 여성들에 대한 빌 클린턴의 행동은 트럼프가 말했던 어떤 불쾌한 것들보다 훨씬 나쁘다”고 비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