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서부 '역대급' 홍수 직면…45개 강 대홍수 조짐

입력 2015-12-31 00:07
미국 미주리 주를 비롯한 중서부 지역이 불어난 강물로 '역대급' 홍수 위기에 직면했다. 이상 고온이 빚은 살인 토네이도가 연말 중서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집중호우로 높아진 강물이 이젠 도시를 집어삼킬 태세다.

30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중부 지역 400개 강의 수위가 홍수 수위를 이미 넘었다. 이 중 45개는 대홍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기상청이 밝혔다.

홍수를 부를 강이 대부분 미주리 주의 중심 도시인 세인트루이스와 일리노이 주를 지나는 상황에서 강물 수위는 30∼31일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중부를 위아래로 관통하는 미시시피 강의 수위가 언제 최고조에 이르냐에 따라 피해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주리 주를 흐르는 부르버즈 강, 메러멕 강, 미시시피 강의 수위는 홍수 경계수위보다 3∼8m 이상 높아진 상태다.

체스터 시를 휘감는 미시시피 강의 수위가 가장 높은 15m로 관측됐고, 유레카 시를 통과하는 메러멕 강의 수위도 14m로 측정됐다.

지난 27일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강물이 이렇게 불어난 걸 보지 못했다”면서 “미시시피 강이 범람한 1993년 대홍수의 재해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수 경보에 따라 집을 떠난 이재민은 미국 전역에서 1천700만 명에 달한다고 CNN 방송은 소개했다.

성탄절 연휴 앞뒤로 미국을 할퀸 토네이도로 최소 49명이 숨진 가운데 미주리 주(13명), 텍사스 주(11명)가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봤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