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2008년 미국 대선 때 오바마 얼굴 ‘더 검게’

입력 2015-12-30 17:38
설문조사에 사용한 오바마의 사진. 왼쪽의 원본 사진에 비해 오른쪽 사진은 피부를 더 어둡게 만들었다. (출처: WP)
2008년 대선 당시 존 매케인 당시 후보의 선거 캠페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을 더 검게 만들었다. (출처: WP)
2008년 대선 당시 존 매케인 당시 후보의 선거 캠페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을 더 검게 만들었다. (출처: WP)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당시 공화당 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상대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의 피부색을 어둡게 처리한 사진을 썼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피부색을 더 검게 만들어 인종차별적 편견이 작용하도록 유도했다는 설명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이달 온라인으로 발행한 사회과학저널 POQ에 실린 연구결과를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기 따르면 당시 매케인 캠프가 제작한 126개 선거광고를 분석한 결과 이중 86%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피부색이 원본보다 확연히 어둡게 처리됐다. 반면 매케인 의원의 피부색은 밝게 처리됐다. WP는 이 방법이 인종적 편견을 직접 드러내지 않고도 잠재의식을 자극해 표를 얻으려는 ‘개-호루라기(Dog-Whistle)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은 효과가 있었다.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낱말채우기 퍼즐에서 다섯 철자로 이루어진 단어의 앞 두 글자로 CR을 제시했다. 그 결과 어둡게 처리된 사진을 접했을 때 CROWD(군중) 등 중립적 단어보다 CRIME(범죄) 등 부정적 단어를 떠올린 이가 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본을 접했을 때의 33%에서 12% 포인트 오른 수치다. 매케인 의원 측은 설명을 요구한 WP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