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은 30일 영국 레스터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레스터시티의 2015-2016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에서 벌어졌다. 레스터시티가 맨시티의 페널티박스 왼쪽 외곽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은 후반 45분이었다. 레스터시티 공격진은 골을 넣기 위해, 맨시티 수비진은 벽을 쌓아 방어하기 위해 뒤엉킨 패널티박스 안 혼전 상황이었다.
여기서 오타멘디는 갑자기 두 손으로 얼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레스터시티 수비진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듯한 동작이었다. 하지만 중계방송 카메라가 잡은 상황은 조금 달랐다. 오타멘디는 레스터시티 수비수 로베르트 후트(31·독일)와 몸을 밀려 위치를 다투고 있었다.
후트는 190㎝를 넘는 큰 키와 90㎏에 달하는 몸무게를 가진 거구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오타멘디가 몸싸움으로 당할 재간은 없었다. 오타멘디는 후트가 뜬공 경합에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내민 왼팔로 달려들었다. 후트의 왼손 끝부분에 얼굴이 살짝 닿은 수준으로 쓰러져 바닥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후트와 레스터시티 선수들은 그런 오타멘디를 보면서 헛웃음을 지었다. 오타멘디의 할리우드액션이 과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맨시티 선수들은 심판에게 무언가 항의했지만 평소처럼 적극적이진 않았다. 맨시티 공격수 윌프레드 보니(27·코트디부아르)의 경우 멋쩍은 미소까지 짓고 있었다.
오타멘디의 할리우드액션은 SNS 패러디로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오타멘디가 저격을 당해 쓰러진 것처럼 각색한 영상을 제작하거나 후트를 영화 스타워즈의 제다이기사로 합성한 사진을 퍼뜨렸다. 모두 오타멘디를 향한 조롱이었다. 한 네티즌은 “손끝만 스쳐도 쓰러질 정도로 약한 선수를 만수르(맨시티 구단주)가 왜 영입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The real reason why Otamendi went down today...
— Premier League (@EPLBible)
Otamendi tonight.
— P?l Ødeg?rd (@paalpot75)
Nicolas Otamendi going down in the penalty box for ...
— Bleacher Report UK (@br_uk)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레스터시티는 2위, 맨시티는 3위에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상반기를 마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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