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정대위 "위안부 합의 일단 환영…이행상황 주시할 것"

입력 2015-12-30 08:41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정실 조지워싱턴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29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의 일본군 위안부문제 합의에 대해 “일단 환영하지만 앞으로 합의가 이행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버지니아주 타이슨스코너 한미과학재단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합의를 계기로 진정성있고 법적인 배상과 화해를 향한 문이 열리길 기대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이번 합의는 한·일관계 진전을 위한 소중한 성취이자 큰 걸음”이라고 평가하면서 “전쟁범죄 희생자들의 권리를 옹호하고 합법적 배상을 받아내는 것을 임무로 하는 정대위로서는 이번 합의를 끌어낸 정부의 협상 노력을 환영하지만 내용에 문제가 많기 때문에 이행이 어떻게 되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합의 내용의 문제점과 관련해 “이번 협상과정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이들을 대변하는 단체들이 빠져있다고 한다”며 “이 같은 합의가 이행되려면 할머니들의 동의와 공감을 반드시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정대위는 앞으로 합의사항이 할머니들과 관련 단체들의 동의와 소통 속에서 이행되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는데, 이것은 일본이 단 한번에 면죄부를 얻어내겠다는 심산”이라며 “한번의 정치적 거래로 전체 역사를 지울 수 없는 만큼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번 합의에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교육하겠다는 내용이 빠져있다”며 “만일 일본 정부가 진정성이 있다면 미국 교과서를 상대로 역사를 왜곡하려는 노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회장은 “소녀상 이전 또는 철거문제는 정서적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정말 주의깊게 다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