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초대총리 저우언라이는 게이였다?”

입력 2015-12-29 22:22 수정 2015-12-29 23:18
젊은 시절 저우언라이의 모습(오른쪽)과 총리 재직 시절 부인 덩잉차오와 함께 찍은 모습.

중국의 초대 총리로 특유의 친화력과 청렴함으로 인정받았던 저우언라이(周恩來·1898∼1976)가 동성애자였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홍콩 작가인 초이윙무이는 새해 출간될 자신의 저서 ‘저우언라이의 비밀스러운 감정 생활’을 통해 저우언라이가 청년 시절 두 살 연하인 남자 후배와 사랑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우언라이 부부가 쓴 편지와 일기 등을 종합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가 참고한 저우언라이의 일기는 저우언라이가 남자 후배에 대한 애정을 담은 글은 물론 아내 덩잉차오(鄧潁超)에 대한 정서적 거리감을 묘사한 글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저우언라이는 100년 일찍 태어나는 불행을 겪은 게이 정치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진보적 정치잡지 편집자 출신인 작가는 정식 출간에 앞서 나온 발췌문을 통해 저우언라이가 학교 2년 후배인 리푸징을 가장 좋아했다고 밝혔다. 작가에 따르면 저우언라이는 일기에 리푸징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으며 리푸징과 함께 하는 것이 슬픔을 기쁨으로 바꿀 수 있다고 적었다.

작가는 저우언라이와 리푸징이 1917년부터 기숙사를 함께 썼다며 “그들의 그림자조차 떨어지지 않았을 정도”라고 표현했다. 리푸징은 1960년 사망했다.

저우언라이는 1925년 덩잉차오와 결혼했지 슬하에 자식이 없었다. 작가는 저우언라이의 결혼 생활에 대해 “애정이 없는 명목상 결혼일 뿐이었다”며 “저우언라이가 아내를 전혀 사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저우언라이의 아내 덩잉차오는 1983∼1988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역임한 뒤 1992년 세상을 떠났다.

작가는 일기의 진정한 의미가 뻔히 보이는 곳에 숨겨져 있었음에도 중국 학자들이 ‘동성애’에 대해 무관심했기 때문에 연관짓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서적이 저우언라이와 같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고위지도자의 개인 신상 논란이 금지된 중국에서 판매 금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저우언라이의 전기를 집필한 재미 작가 가오원첸은 저우언라이의 성적 취향에 대해 추측하기는 했지만, 추측이 사실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무원 신문판공실이나 대변인실은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며 중국공산당 역사연구실도 전화 통화에서 코멘트를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