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거지야?” 위안부 굴욕 협상에 강병규마저 ‘울분’

입력 2015-12-30 00:10 수정 2015-12-30 07:15
‘위안부 굴욕 협상’에 시민들도 울고 할머니들도 울었습니다. 특히 야구 선수이자 방송인이었던 강병규 선수는 거리낌 없이 울분을 토했는데요. “대한민국이 거지야?”라는 그의 외침은 딱히 반발할 수가 없었습니다.

강병규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맺힌 한과 처절한 절규의 대가로 100억이라… 그것도 말장난 사과로 열 받게 하고… 대한민국이 거지야?”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대한민국이 그 돈이 없어서 일본 돈을 받아? 그래? 이런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한명 몸값도 채 안되는 보상이라니 XX 협상한 X들”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강병규는 “위안부 문제 협상한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자기네 친할머니 외할머니들이었어도 이렇게 XX짓 했을까”라며 “대한민국 사회가 정말 X같은게 항상 직접 관련 없는 것들이 권한을 부여받고 결론을 내고 생색을 낸다는 거지. 최선을 다했다며 X구라를 치지 아놔 XX것들”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그는 또 “친일 부역한 매국노를 공개처형하고 일족을 멸하고 본보기를 삼았어야 했는데 그 여파가 올해에도 아직도 진행 중”이라며 “용서, 화합, 대승적 차원 등 정말 XX스러운 단어들”이라고 거침없이 분을 풀어놨습니다.

다소 욕설이 섞이긴 했지만 강병규의 주장을 누구도 반박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한일의 위안부 협상으로 일본은 서울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을 철거할 수 있게 됐고, 한국 정부의 위안부 기록 유네스코 등재를 막을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라는 문구도 합의 발표에 삽입해 더 이상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 합의에 일본은 한국 정부가 만드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에 정부 예산 10억엔(96억7000여만원)을 출연하기만 하면 됩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NC다이노스로 옮긴 내야수 박석민 선수의 FA 금액과 같습니다.

이 같은 협상은 위안부 할머니들과 한마디 논의 없이 진행됐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사의 상처로 기록될 역사입니다. 협상 종료 후 임성남 외교부 차관이 할머니들을 찾아갔을 때 이용수 할머니는 “나라가 약해서 민족이 수단으로 이렇게 고통을 당하고 있는 우리는… 내 인생을 살아주는 거에요? 아니잖아요, 미리 얘기해줘야 될 거 아닙니까”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김복동 할머니도 “협상하기 전에 우리들한테 의사를 들어봐야 했을 것”이라며 “말 한마디도 없이 정부끼리 속닥속닥해서 타결됐다. 뭘 가지고 타결이 됐습니까”고 말했는데요. 그는 “이런 사죄를 받으려고 이때까지 살았나. 돈이 문제가 아니다. 소녀상을 옮긴다는 건 우리 정부나 일본 정부에서 할 말이 아니란 말”이라며 고개를 떨굴 뿐이었습니다.

임 차관은 “연휴 기간 중에 진전이 급하게 이뤄지는 바람에 미리 말씀을 못 드렸다”고 에둘러 변명했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