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의 사나이 최태원, 간통죄 폐지가 살렸네” 쓴소리

입력 2015-12-29 10:07
“알려진 사람으로서, 또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할 구성원 중 한 명으로서 큰 잘못을 한 것에 대해 어떠한 비난과 질타도 달게 받을 각오로 용기 내어 고백합니다.”

혼외 자식 존재를 고백하기에 앞서 최태원(55) SK그룹 회장이 예상했던 대로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불륜 사실을 당당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던 건 간통죄 폐지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온다.

최태원 회장이 혼외 자식이 있음을 공개하고 부인인 노소영(54)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결심을 공식적으로 밝힌 28일 인터넷은 들끓었다. 대부분 최태원 회장을 향한 쓴 소리가 이어졌다.

“무슨 불륜 고백을 이렇게 아련하게 하나.”

“이게 뭔 막장 아침드라마 같은 소리인가.”

“옥바라지한 조강지처 버리고 새 살림 차리겠다니.”

“어떻게 불륜 가족만 지킬 생각을 하나. 본처와 자식 심정은 어떻겠나.”

“와, 바람나서 애 낳고 6년간 관계를 지속한 여자와 이제 함께 살고 싶다는 얘기를 이렇게 세기의 사랑인 것 마냥!”

가장 눈에 띄는 건 “간통죄 폐지가 최태원 살렸다”는 반응이다. 적지 않은 네티즌이 “광복절 특사 두 번 받은 최태원 회장이 당당하게 불륜을 고백할 수 있었던 건 간통죄가 폐지됐기 때문일 것”이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최태원 회장은 2003년 1조5000억원대 SK그룹 주식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돼 징역 3년·집해유예 5년을 선고받았으나 2008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됐다. 2013년에는 500억원대 투자금 횡령 혐의로 구속돼 징역 4년형이 확정됐으나 올해 광복절 특사 사면을 받았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세계일보에 편지를 보내 “노 관장과 더 이상의 결혼 생활을 더 지속할 수 없다는 점에 서로 공감하고 이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하던 중 우연히 마음의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을 만났다”며 “수년 전 여름 그 사람과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의 혼외 자녀는 현재 6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은 1988년 결혼해 1남2녀를 두고 있다. 장녀 윤정(26)씨는 어머니와 함께 아트센터에서 근무하고 차녀 민정(24)씨는 자원 입대해 해군 장교 복무 중이다. 장남인 인근(20)씨는 대안학교인 이우학교와 미국 하와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브라운대에 재학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