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 선수도 96억원인데” 앰네스티코리아 울분의 트윗…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5-12-29 00:02
“헐값에 정의를 팔아넘긴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세계적인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한국지부 앰네스티코리아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외교장관회담의 결과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논의 과정에서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가 배제됐고 법적 책임 또한 모호한데 어떻게 ‘최종적 및 불가역적’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수 있느냐는 비판입니다. 29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앰네스티코리아는 전날 한일 공동기자회견이 나온 이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비판의 글을 올렸습니다.

우선 이번 위안부 문제 합의에서 4가지가 빠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논의 과정에서 배제된 피해 당사자 △적절한 절차를 통한 법적 배상 △진상 조사 및 책임자 처벌 △피해자들을 위한 진심이 드러나는 사죄 등입니다.

일본 정부는 배상금 성격의 10억엔을 한국 정부가 설립하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에 출연하겠다고 했는데요. 이 금액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물론 10억엔이면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일본군 위안부를 위한 배상금 액수로는 결코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입니다.

앰네스티코리아는 “10억 엔이면 프로야구 박석민 선수가 FA로 이적하며 받게 된 96억원과 대동소이한 금액”이라면서 “법적 배상과 강제연행을 명시하지 않았고 국제사회에서 언급하지 않은데다 소녀상 이전까지 암시하는 합의내용은 헐값에 정의를 팔아넘긴 것이나 다름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피해 당사자들이 사죄를 받지 못했는데 어떻게 사죄라고 할 수 있느냐고도 했습니다.

“이번 합의로 생존자들은 배상을 요구하거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또다시 침해 받았습니다. 사죄를 하겠다면서 정작 피해자인 할머니들은 이 과정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했습니다. 피해자가 받은 적이 없는 사죄를 사죄라고 부를 수 있나요?”

앰네스티코리아는 ‘위안부 문제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이라는 표현도 문제 삼았습니다.

“그게 잊으라면 하면 잊혀지는, 묻으라고 하면 묻혀지는 일인지요. 오히려 더 교육하고 역사에 남겨야 할 일은 아닌가요. ‘불가역적’인 것, 돌이킬 수 없는 것은 할머니들의 아픔이 아닌가요.”



앰네스티코리아는 맺힌 빗물 탓에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이는 소녀상의 사진을 올리면서 “독일은 축구대표팀마저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방문해 헌화를 한다”면서 “위안부 정의회복에 가장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할 양국 정부의 이번 합의에 깊은 실망을 전한다”고 적었습니다.



앰네스티코리아의 트윗은 몇 시간 만에 수백건 이상 리트윗되면서 공감을 샀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