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교감 질문에… 김한길 “당적문제는 의원 개개인의 고독한 결단”

입력 2015-12-28 17:16
지난해 7월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직 사임 당시의 김한길 의원. 사진=김태형 기자
지난해 7월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직 사임 당시의 김한길 의원. 사진=김태형 기자
정치인에게 서서 물어보는 것은 실례다. 하지만 질문 자체를 무작정 피하는 정치인에겐 움직이며 마이크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공동대표 역시 지난주부터 이어져 온 탈당 관련 질문에 계속 침묵하고 있는데, 28일 국회 본회의장을 나서며 “국회의원 당적 문제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아주 고독한 정치적 결단”이라고 했다. 주변에서 이래라 저래라 말라고 했다. 취재진이 일곱 차례 이상 질문을 던진 끝에 얻은 대답이다.

김한길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기자들과 조우했다. 그는 문재인 지도부의 조기선대위 구성 관련 소감이나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새 당명 등에 관한 질문에 “저도 이야기만 들었다” “제가 더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묻는 게 직업인 기자와 타이밍 보며 답하는 정치인들은 이런 식으로 만날 수밖에 없다.

본회의장을 나오면서도 마찬가지였다. 탈당 관련 질문을 피하던 김한길 전 대표는 “최재천 권은희 의원 등 소위 김한길계라고 불리는 분들이 탈당 선언을 연이어 했는데 어떻게 보느냐?”라는 무리수 넘치는 질문에야 “김한길계가 어딨어요?”라고 분노를 표하며 입을 열었다. “하유~”라는 감탄사와 함께 째려보기까지 했다. 자신이 탈당 의원들의 배후 혹은 조력자로 혹여나 불릴 수 있는 질문에 극도로 싫어함을 드러낸 것이다.

급기야 이날 탈당 및 총선 불출마를 동시에 선언한 최재천 의원과 관련 “사전 조율이 좀 된 것이냐”는 질문까지 나오자, 김한길 의원은 “하…”하고 한숨을 쉰 뒤 잠시 침묵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국회의원들의 당적문제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아주 고독한 정치적 결단 아니에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주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일이 아닐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남기고 김 의원은 대기하던 차에 올랐다. 그렇다. 누구도 탈당을 사주하거나 배후 조종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야당의 운명을 건 총선은 이제 석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고승혁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