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비주류인 최재천(서울 성동갑), 권은희(광주 광산을) 의원이 28일 탈당했다.
문재인 대표가 이날 비주류를 향해 "조속히 입장을 정리해주기를 당부드린다"며 탈당과 잔류 중 택일하라는 신속한 거취표명을 요구한 이후 비주류 의원 2명이 연쇄 탈당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 13일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당을 떠난 현역 의원들은 김동철 문병호 유성엽 임내현 황주홍 의원에 이어 모두 7명으로 늘었고, 새정치연합 의석은 안 의원 탈당 전 127석에서 119석으로 감소했다.
특히 두 의원은 탈당 배수진을 친 김한길 전 공동대표와 가까운 사이여서 김한길계의 이탈이 본격화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당내에서 거론된 비주류의 순차 탈당이 현실화하는 흐름이다.
야권에서는 1월 10일 전후로 김 전 대표 등이 결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한길계인 주승용(전남 여수을) 의원은 10일 의정보고회가 끝나는대로 결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탈당을 심각하게 고민중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필두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도 집단탈당 기류가 강해 당분한 수도권과 호남권 의원의 이탈이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
최 의원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저는 19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현실정치를 떠나고자 한다"며 20대 총선 불출마 입장 표명과 더불어 탈당을 선언했다. 지난 17일 문병호 의원이 탈당한 이후 첫 수도권 후속 탈당이다.
그는 "떠나려는 즈음에 그간의 정치적 경험과 열정을 나눌 수 있는 시대적 소명이 남아있음을 깨달았다"며 "정치적 다원주의를 기반으로 헌법상 새로운 정당질서를 구축하는 일이다. 가깝게는 총선 승리를, 이어서 정권교체를, 다음으로 내각제 개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민의 분노와 불안을 제도적으로 조직화하고 정치적으로 통합해내는 경제정당, 청년정당, 미래정당을 만드는 일에 소리없이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안 의원과 결합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권 의원은 이날 광주시당에 팩스로 탈당계를 제출하고 탈당을 공식화했다.
지난 2012년 18대 대선 당시 서울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서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에 경찰 수뇌부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고 폭로했던 권 의원은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시절인 지난해 7·30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때 전략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최 의원은 전남대 법대 후배인 권 의원의 정치입문을 설득하면서 당에도 전략공천을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의 탈당으로 인해 광주지역 현역 의원 총 8명 가운데 새정치연합에 잔류한 의원은 강기정 장병완 박혜자 의원 등 3명으로 줄었다.
권 의원은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추진중인 가칭 신당 '국민회의'와 결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4일 천 의원과 회동한 데 이어 27일에는 "(회동) 이후에도 시간을 갖고 깊은 이야기를 나눠왔으며 최근 만남을 통해 생각이 정리됐고 나아갈 길에 대해서도 결심을 굳혔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한길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김한길계의 탈당선언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아유…김한길계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한 뒤 두 사람의 탈당에 대해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최 의원과 사전에 조율이 이뤄졌느냐는 질문에는 "국회의원들의 당적 문제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아주 고독한 정치적 결단 아닌가"라며 "주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가 탈당파를 향해 "무엇보다 당의 혼란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 조속히 입장을 정리해주길 당부드린다"고 언급한데 대해선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했다.
최 의원과 권 의원은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으며, 언론과의 접촉도 피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김한길계 순차 탈당 시작됐다” 野 최재천·권은희 탈당…안철수 탈당 이후 7명
입력 2015-12-28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