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11살 학대소녀의 친할머니가 등장했다는 소식이 인터넷을 들끓게 하고 있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지금까지 뭐하다 이제 나타났냐며 분통을 터뜨렸고 일각에선 후원금을 노린 게 아니냐며 의심의 시선도 이어졌다. 가해자인 친부 박모씨(32)도 유년시절 아동학대 피해자였다는 경찰조사 결과도 의심을 더욱 부추겼다.
28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아동학대 피해자 박모(11)양의 친할머니인 B씨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학대 사건을 수사한 인천 연수경찰서를 찾았다.
B씨는 A양의 큰아버지와 함께 경찰서를 방문해 “손녀를 만나보고 싶다”며 박양을 맡아 기르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갑작스런 친인척 등장으로 박양의 심리적 안정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면담을 불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친할머니와 큰아버지가 박양의 유일한 혈육이지만 동시에 학대 가해자인 아버지 측 가족인 만큼 섣불리 A양을 인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조사에서 딸을 학대한 친부를 대상으로 ‘범죄 심리 분석’ 이른바 프로파일링을 실시한 결과 친부도 어린시절 부모에게 비슷한 학대를 당했다는 진술이 나온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니다.
검찰이 친부를 기소할 때 ‘친권 상실’도 함께 청구 방침과 8년 전 A양의 부모가 이혼할 당시 친모가 양육을 거부했다는 점을 고려해 섣불리 생모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사 아래에는 삽시간에 만 건에 가까운 댓글이 달리고 “11살 학대 소년 친할머니 나타나”라는 핫토픽 키워드가 생기며 화제를 모았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11살 학대 소녀의 추가 소식을 안타까워하면서 동시에 뒤늦게 등장한 친할머니의 본심을 의심하며 공분했다.
“손녀가 그 지경이 되도록 거들떠보지도 않다 이제와 할머니랍시고 나타났냐”며 분통을 터뜨린 네티즌은 “후원금 걷히는 것 보고 났냐”는 의심도 내비쳤다. 다른 네티즌도 손녀를 학대한 아들을 키워냈다는 이유로 믿을 수 없다는 댓글을 달아 수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샀다.
실제 지난 25일 홀트아동복지회에는 박양을 응원하는 문구와 함께 후원금이 이어졌다. 이날까지 모두 1100명이 넘는 시민들이 5200여 만원을 후원했고 사건을 맡은 해당 경찰관도 크리스마스 당일에 토끼 인형을 선물로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최근까지 인천 나사렛국제병원에서 치료를 박았으며 지난주 인천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소아청소년과와 정신과 의사들로 구성된 특별진료님의 의해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친할머니와 큰아버지가 등장한 것은 박양이 집 세탁실에서 가스배관을 타고 탈출했다는 사실과 함께 학대 사실이 전해진 지 12일 만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후원금이 탐났나(?)” 11살 학대소녀 친할머니 등장에 온라인 ‘시끌’
입력 2015-12-28 1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