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에 반격 나선 트럼프 “남편 성추문 피해여성에 침묵 종용”

입력 2015-12-28 15:25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으로부터 ‘성차별 애호가’라는 낙인이 찍힌 뒤 ‘분’이 풀리지 않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반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는 클린턴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향해 클린턴 후보가 사용한 그대로 ‘성차별 애호가’(a penchant for sexism)라는 표현을 써가며 공격했다.

트럼프는 26일(현지시간) 밤 트위터에 글을 올려 “힐러리가 자신의 남편을 선거유세에 참여시킨다고 발표했지만 그는 성차별 애호가임을 드러내왔다”며 “그래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는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성추문 사건을 교묘히 거론한 것이다.

비록 오래전 일어났던 남편의 과거 추문이지만 클린턴 선거캠프로서는 다시는 들춰내고 싶지 않은 ‘치부’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로서는 지난주 미시간 주 유세에서 비속어를 써가며 클린턴 후보를 공격하면서 촉발된 ‘성차별’ 논란의 초점을 흐리면서 클린턴 선거캠프의 약점을 은근히 부각시키는 차원에서 르윈스키 성추문을 끄집어내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또 트럼프 선거 캠프는 최근 클린턴 후보를 남편의 성추문 피해 여성들에게 침묵을 종용함으로써 사건을 방조한 ‘여성의 적’으로 묘사하는 등 정치적 싸움을 걸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전했다.

트럼프는 또다른 트위터 글에서 “나는 힐러리보다 훨씬 여성들을 위해 잘할 것이고 나라를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며 “이것은 아무런 힘이나 정력이 없는 클린턴 후보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또 27일 오전 폭스뉴스에 출연해서는 “나는 많은 여성으로부터 ‘힐러리를 퇴장시켜라’ ‘힐러리는 끔찍하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클린턴 후보는 지난 22일 아이오와 주 지역신문인 ‘디모인 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성차별주의에 애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트럼프는 여성에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습관이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는 트럼프가 바로 전날 미시간 주 유세 때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클린턴이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한 사실을 거론하며 “힐러리가 이길 판이었는데 오바마에 의해 ‘X됐다’(got schlonged)”고 말했고, 지난 19일 민주당 대선후보 3차 TV토론 도중 클린턴 후보가 잠시 화장실 이용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실을 거론하며 “너무 역겹다”고 주장한데 따른 것이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