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몸 손댔다고 맞았다” 몽고식품 사과회견 안간 기사 인터뷰

입력 2015-12-28 15:27
김만식 몽고식품 전 명예회장. 연합뉴스

운전기사 욕설·폭행 논란을 일으켰던 몽고식품 김만식(사진) 회장이 28일 오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였다. 같은 날 오전 피해 운전기사 A씨는 한 라디오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만식 회장의 폭행 일화를 자세히 공개했다. 전날 공원에서 회장을 만나 쓴소리했다는 A씨는 “정말 그 분은 어디 가서 머리 숙이시는 분이 아닌데 이날은 모든 쓴소리를 받아들이시더라”고 말했다. 몽고식품은 A씨를 1월1일자로 복직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그는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몽고식품은 이날 오후 2시쯤 창원시 창원공장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만식 전 명예회장이 먼저 나와 사과했고 이후 아들인 김현승 대표이사가 나와 고개를 숙였다. 당초 운전기사 A씨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A씨는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대신 이날 한 라디오매체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A씨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연결에서 입사 첫날 회장의 바지를 펴주려다 처음 발길질을 당했다고 말했다.

“식사하고 나오신 과정에서 바지가 접힌 부분이 있어서 ‘회장님, 제가 바지 좀 펴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하는 중간에 정강이를 차였다”면서 “‘왜 내 몸에 손을 대?’ 하면서 (맞았다)”고 말했다.

A씨는 회장이 기분이 좋지 않으면 기사에게 그 감정을 풀었다고 말하며 황당한 일화도 털어놨다.

회장이 차 문을 닫지 못하게 화를 내 문이 열린 상태로 운전을 한 뒤 원심력으로 문을 닫은 적이 있다는 것. 이후 회장은 신발과 양말, 스웨터, 라이터를 다 집어 던졌다고 마지막에 신발까지 던졌다고 한다. A씨는 회장이 머리를 잡아 당기는 바람에 핸들을 놓쳤고 낭떠러지로 떨어질 뻔 했다고도 전했다.

전날 공원에서 회장을 만났다는 그는 “지금 현재 그분이 바뀌실지 안 바뀌실지는 장담할 수가 없지만 이 계기로 해서 조금이라도 바뀌는 부분이 생긴다면 좋을 것 같다”며 “정말 그 분은 어디 가서 머리 숙이시는 분이 아니다. 그런데 어제 같은 경우에는 제가 모든 쓴소리를 다 했을 때도 받아들이시더라”고 말했다.

운전기사는 사건 이후 몽고간장 불매운동 등을 언급하며 “저하고 김만식 전 회장님하고만의 관계고 문제지, 몽고식품하고 관련된 건 아니지 않냐. 지금 전 직원이 다 피해자”라고 안타까워했다.

운전기사는 아들인 사장의 복직 제안에 “일단 좀 생각을 해 볼 생각”이라고 말을 아꼈다.

A씨는 사건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해달라는 진행자의 요청에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베풀 줄 아는 사람들이 정말 덕망과 인품을 주위에서 다 알아준다고 봅니다.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고 하듯이,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마음을 가지고 밑의 사람들을 가슴 깊이 좀 생각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