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원격 인형뽑기 게임기

입력 2015-12-29 00:10 수정 2016-02-23 22:02

추운 겨울, 일본인 B씨는 집에서 인형뽑기를 한다. 오늘은 B씨가 좋아하는 마마마(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의 피규어가 모니터 속에서 빛났다. “그녀는 내 것이야.” B씨의 안경이 빛났다. 뇌 속에서 시작된 전율은 그의 손으로 전해졌다. 손이 부르르 떨린다.

그는 마우스를 조작해 크레인을 피규어로 향했다. 긴장으로 흘러나온 땀이 마우스를 흥건히 적셨다. 크레인이 피규어에게 “당신을 집어가도 되겠습니까”라는 듯 아귀를 연다.

“잡혔다!” A씨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침을 꼴딱 삼킨다. 크레인에 대롱대롱 걸린 피규어는 그대로 인형뽑기 기계의 배출구로 향했다.

가상현실이 아니다. 일본에선 인형뽑기를 인터넷으로 할 수 있다. 경품은 택배로 집 앞까지 배송된다. 아침을 제외하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피규어를 집어들 수 있다. 일본 회사인 ‘NETCH'는 인터넷으로 인형을 뽑는 ‘Net Catche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쿄 도심에서 30㎞ 떨어진 후지미 시의 한 음산한 창고에는 150대의 인형뽑기 게임이 설치돼있다. 일본 각지에서 원격 조정되는 인형뽑기 기계들이다. 가동률은 30% 정도라 한다. 그마저도 부족해 인형뽑기 기계를 500대로 늘리려 한다.

“굉장해, 창조경제야!” 일본 사회는 새로운 발명에 찬사를 보냈다. 아사히 신문과 지역 방송에서 이 서비스를 수차례 소개했다. 지난 22일에는 유명 예능 프로그램인 ‘월요일부터 밤새기(밤샘)’에 소개됐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