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건물 분쟁 또? “타인 짓밟는 YG, 장난질 버겁다” 폭로

입력 2015-12-28 10:55 수정 2015-12-28 10:57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테이크아웃드로잉 페이스북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8)와 법정 분쟁을 빚은 서울 한남동 건물 세입자가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싸이 소유의 한남동 건물에 세든 카페 ‘테이크아웃드로잉(이하 드로잉)’ 측은 27일 페이스북에 YG와의 소송 관련 장문의 글을 남겼다. YG 측이 드로잉 관계자 3인에 대해 낸 접근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24일 취하했다는 확인서를 함께 첨부했다.

드로잉 측은 “YG엔터테인먼트에서 드로잉에게 제기한 소송을 취하했다”며 “이렇게 가처분신청을 하고 취하서를 내면 우린 판결도 못 받고 소송비용도 받지 못한 채 그냥 몇 달 동안 시달린 것으로 끝이 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번 싸이가 제기한 소송도 마찬가지였다”며 “그들은 소송 제기하고 그것을 언론 플레이 한 후 바로 취하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로하다. 계속 힘이 빠진다. 언제까지 이 장난질을 대응하고 있어야 하는지 참으로 버겁다. 다른 예술가들에게 건 소송도 과정은 똑같다”고 토로했다.

드로잉 측은 또 “판사는 재판 내내 소송을 제기한 싸이의 변호사를 질책한다”며 “법률전문가에겐 일도 아닌 소송으로 일반 시민 괴롭히지 말라며, 이미 법원에 관련 소송들이 소문이 나있다고 하며 기각 시켜버린다”고 언급했다.

지난 4월 YG 양현석 대표가 직접 찾아왔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드로잉 측은 “양현석이 ‘예술 하시는 분들인 줄 몰랐다. 왜 이렇게 힘들게 계시나. 도와드리겠다. 제 얼굴 믿고 오늘 들어가서 푹 주무시라. 예술가들의 전시 존중해드리겠다’고 말했고, 밤 12시에 헤어졌는데 바로 다음날 아침 8시에 2번째 강제집행이 들어왔다”고 회상했다.

드로잉 측은 “YG 브랜드 미션은 ‘YG SPIRIT을 바탕으로 전 세계인의 삶에 가치 있는 변화를 주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그들의 가치가 두렵다”면서 “이웃을 짓밟고 다른 사람을 인간적으로 존중하지 않는 태도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지 무섭다”며 글을 맺었다.

앞서 2012년 2월 싸이와 아내 유모씨가 서울 한남동의 한 건물을 매입하며 갈등을 빚었다. 이 건물에 2010년 4월 입주해 운영 중이던 카페 드로잉 측은 재건축할 예정이라는 전 건물주 말에 건물에서 나갈 것을 합의했으나, 새 소유주가 된 싸이가 재건축 계획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뒤 건물을 비울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싸이 측은 지난해 8월 부동산 명도단행 가처분신청을 내고 건물을 비워달라고 요청했지만 드로잉 측은 명도집행 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지난 4월 강제 집행이 예정됐지만 싸이 측이 합의 의사를 밝히며 중단됐다.

법원은 지난 8월 드로잉 측에 카페 건물 5·6층을 싸이 부부에게 인도하고 65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들은 판결에 불복하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법원은 드로잉 측이 싸이를 상대로 낸 부동산명도단행 가처분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이 과정에서 ‘을의 횡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 10월 싸이 측은 “건물주가 일반인이었다면 아무 문제없이 법대로 집행하면 되는 일인데, 이번 경우는 건물주가 유명 연예인이라는 점이 거꾸로 작용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테이크아웃드로잉 측 입장 전문.

YG엔터테인먼트에서 드로잉에게 제기한 소송을 취하했다.

심문기일에 판사님이 YG변호사에게 “드로잉이 어떻게 한류에 피해를 주고 있는지, 그로 인해 YG가 어떤 영업 손실이 있는지 특정하여 밝히세요”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들은 끝내 답을 제출하지 못했다. 심문을 종결하고 판결하겠다는 판사의 결정에 그들은 바로 취하서를 내버렸다. 참 쉽다.

이렇게 가처분신청을 하고 취하서를 내면 드로잉은 판결도 못 받고 소송비용도 받지 못한 채 그냥 몇 달 동안 시달린 것으로 끝이 난다.

지난번 싸이가 제기한 소송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소송 제기하고 그것을 언론 플레이 한 후, 바로 취하해버렸다. 피로하다. 계속 힘이 빠진다.

언제까지 이 장난질을 대응하고 있어야 하는지… 참으로 버겁다.

다른 예술가들에게 건 소송들도 과정은 똑같다.

판사는 재판 내내 소송을 제기한 싸이의 변호사를 질책한다. 법률전문가에겐 일도 아닌 소송으로 일반 시민 괴롭히지 말라고, 이미 법원에 관련 소송들이 소문이 나있다 하시며 기각 시켜버리면 또 항소를 제기한다.

그리고 드로잉에게 전화하여 모든 소송 취하해 줄 테니 건물을 비우라고, 합의를 하자고 한다. 그것도 당사자 싸이도 아니고 변호사도 아니고 YG 대표 양현석이 말이다.

4.21 양현석이 드로잉을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예술 하시는 분들인 줄 몰랐다. 왜 이렇게 힘들게 계십니까.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제 얼굴 믿고 오늘 바로 들어가서 푹 주무세요 여성 3분이 이렇게 왜 밖에서 힘들게… 예술가들의 전시 존중해드리겠습니다…”

밤 12시에 헤어졌고 바로 다음날 아침 8시 2번째 강제집행이 들어왔다. 9.21일 3번째 강제집행, 10.8 4번째 강제집행이 계속 이어졌다. 법원에서 정지하라는 판결이 나왔음에도 이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까지 길에서 밤을 샌다.

우리는 이제 YG 음악을 듣지 않는다. YG 화장품도, YG 삽겹살도 ,YG 골프웨어도 ,YG의 캐릭터 제품들도 사지 않겠다. YG 신용카드 만들지 않는다. 그들의 테마파크에 가고 싶지 않다. 이것들 말고도 얼마나 더 많은 것이 남아있을까. 나도 모르게 소비해 버린 것으로 우리가 우리의 이웃을 내몰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게 된 건 아닌지 두렵다.

YG의 브랜드 미션은 “YG SPIRIT을 바탕으로 전 세계인의 삶에 가치 있는 변화를 주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그들의 가치가 두렵다. 이웃을 짓밟고 다른 사람을 인간적으로 존중하지 않는 태도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지 무섭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