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기름값이 싼 나라는 베네수엘라로 단돈 1달러(1170원)로 준중형 차량에 휘발유를 가득 채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는 정치인들이 시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기름값을 실생활에 맞도록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싼 기름값이 몇 년 째 지속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60달러(약 7만원)가, 휘발유 가격이 제일 비싼 홍콩은 90달러(10만5000원)가 각각 들었다.
28일 유가정보 웹사이트 글로벌 페트롤 프라이시스 닷컴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베네수엘라의 가솔린 평균 소매가격은 ℓ당 0.02달러(2센트·약 23원)에 불과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종 가운데 하나인 현대자동차 아반떼에 가솔린 50ℓ가 들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베네수엘라에서는 고작 1달러, 즉 1000원 조금 넘는 돈으로 이 차량에 연료를 가득 채울 수 있다. 휘발유가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는 셈이다.
한국의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1.21달러(1414원)로 아반떼에 휘발유를 다 넣는데 60.5달러(7만800원)가 든다.
한국내 기름값은 183개국 평균인 0.91달러(1065원)보다 0.30달러(33%·351원) 비쌌으며 세계에서는 50번째로, 아시아에서 4번째로 높았다. 한국의 휘발유 가격은 국제 원유가격의 지속적인 급락으로 최근 3개월간 5.9% 싸졌으나 다른 나라들의 하락폭이 더 큰 편이다.
세계에서 베네수엘라 다음으로 휘발유 가격이 싼 나라는 리비아(0.13달러), 사우디아라비아(0.15달러), 알제리(0.20달러), 쿠웨이트(0.21달러) 등의 순이다. 카타르와 바레인, 투르크메니스탄, 오만, 이란 등도 기름값이 0.3달러 안팎으로 매우 쌌다. 이들 나라는 대부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다.
국제시장에서 원유 가격이 21일 기준 배럴(158.9ℓ)당 약 37달러로, ℓ로 환산하면 0.23달러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여러 나라의 휘발유 가격이 원가에 훨씬 못 미친다. 이밖에 석유생산국인 러시아(0.52달러)와 미국(0.60달러)도 휘발유 가격이 싼 20개국 안에 들었다.
기름값이 가장 비싼 곳은 홍콩(1.84달러)으로 중국 본토(0.93달러)의 2배였으며 네덜란드(1.67달러), 노르웨이(1.61달러), 지부티·소말리아(각 1.60달러)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스라엘과 모나코, 이탈리아, 덴마크, 영국, 그리스 등도 휘발유 가격이 1.5달러 이상이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휘발유 ℓ당 베네수엘라 0.02弗, 한국 1.2弗, 홍콩 1.8弗
입력 2015-12-28 0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