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병신년은 휴일이 66일이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장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한국은 정부가 직접 나서 제발 쉬라고 권하는 국가군에 속한다. 중앙 행정기관인 중소기업청이 최근 제작해 정책브리핑에 공개한 ‘2016 휴일달력’은 “내년 ‘꿀휴가’ 계획 미리미리 세워보아요!”라고 속삭이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월별 순서대로 휴일을 소개하는 달력을 만들었지만, 이를 100% ‘꿀’로 활용하려면 징검다리 휴일을 사용해 최소 3일 이상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봐야 한다. 그리고 미리 항공권이나 숙소를 예약해야 짧은 휴일, 그나마 폼 나게 보낼 수 있다.
먼저 5일짜리 휴일이다. 당연히 설과 추석이다. 설 연휴는 2월 6일 토요일부터 10일 수요일까지 총 닷새로 10일이 대체휴일로 추가됐다. 중소기업청은 “2016년 유일한 대체 연휴라는 건 함정”이라며 눈물을 뜻하는 “ㅠㅠ”를 덧붙였다. 대기업청이었다면 할 수 없는 멘트다.
가을 추석 연휴는 9월 14일 수요일부터 18일 일요일까지 역시 닷새다. 설과 추석 연휴엔 앞 혹은 뒤에 이틀만 휴가를 낸다면 총 9일의 사실상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나흘짜리 휴일도 3월과 5월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단, 연차휴가를 하루 낼 수 있다면 말이다. 삼일절인 3월 1일이 화요일이어서 2월 29일 월요일 휴가를 낸다면 토일월화 나흘짜리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5월 5일 어린이날도 목요일이어서 금요일 하루 휴가를 추가한다면 5월 8일 어버이날인 일요일까지 연달아 놀 수 있다. 가족과 함께 말이다.
병신년엔 5월 14일 석가탄신일이 토요일이고, 10월 9일 한글날이 일요일이며 12월 25일 성탄절이 또 일요일이다.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1월 1일 신정이 금요일이어서 금토일 사흘 쉴 수 있고, 6월 6일 현충일이 월요일이어서 토일월 놀 수 있다. 8월 15일 광복절도 10월 3일 개천절도 월요일이다. 중소기업청은 6월 6일 현충일 사흘짜리 연휴를 소개하며 “날씨도 넘나 좋은 거”라며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대신 “여행 계획 한 번 세워볼까?”라고 묻기도 했다. 놀아야 경제가 산다는 걸 정부는 알고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2016년 휴일 미리 찾기… 닷새 나흘 사흘짜리 연휴는
입력 2015-12-27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