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재획정에 따라 분구가 확실시되는 지역구들을 차지하기 위한 여야 예비후보군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분구 예상지들은 현역 의원이 없는 '무주공산'인 만큼 현역프리미엄이라는 현실적인 장애물이 없다는 점에서 후보자들이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나서고 있다.
특히나 10곳 안팎의 분구가 예상되는 수도권 지역이 열기가 뜨겁다.
새누리당의 경우 비교적 후보군이 조기에 윤곽을 드러내고 있지만 야당의 경우 안철수의원의 탈당 등 내분 여파로 아직 예상후보군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서울·인천 분구지역 與경쟁 치열…野 '조용' = 서울에서는 현재 지역구가 2개인 '강남'과 '강서'에서 1개씩 지역구 신설이 유력하고, 경기지역에서는 수원·용인·남양주·화성·군포·김포·광주 등 최소 7곳에서 분구가 확실시되며 양주·동두천의 분할도 유력시된다. 인천은 연수구가 갑·을로 쪼개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 지역의 경우 새누리당 소속 출마자들의 발걸음이 눈에 띈다.
신설되는 '강남병'의 경우 새누리당에서는 강남갑에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이은재 전 의원이 분구가 공식화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고, 아직 후보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현역 비례대표인 류지영 의원과 신연희 현 강남구청장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당 텃밭이라는 점에서 영입인사 몫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강남을에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전현희 전 의원이 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강서병'에서는 새누리당의 경우 강서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전옥현 전 국정원1차장이 지역구를 옮겨 도전할 가능성이 높으며, 상하이총영사를 지낸 구상찬 전 의원과 함께 최근에는 '험지 차출론'으로 주목을 받는 안대희 전 대법관의 이름도 흘러나오고 있다. MB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이재인 전 한국보육진흥원장 또한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새정치연합에서는 강서을에서 표밭을 다지고 있는 현역 비례대표인 한정애 의원의 출마가 유력시된다.
인천 연수구의 경우 새누리당 황우여 의원이 내리 4번 당선된 '여권 강세' 지역인데다가, 황 의원 송도 이외의 지역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원외인사들은 송도 신도시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현역 비례대표인 민현주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표밭갈이를 진행해왔고,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도 연수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출사표를 던졌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이름이 나돈다.
◇경기, 현직 비례·전직 의원들 '눈독'…눈치경쟁 치열 = 최다 분구 지역인 경기도의 물밑경쟁은 더욱 뜨겁다. 특히 인구 유입 속도가 빠르고 기존 선거구 수도 많은 용인·수원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지역구 분할 결과에 따라 출마자들 간 내부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어느 곳보다 '눈치 경쟁'이 치열하다.
'수원 무'가 신설될 경우에는 새누리당에서는 수원갑에서 내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과 현역 비례대표인 김상민 의원 사이 지역구 조정이 예상된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수원에서 3선을 지내고 작년에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섰다가 패배한 김진표 전 의원이 권토중래를 위해 출마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신설이 예상되는 '용인 정'에는 현재 용인을 당협위원장을 맡은 이상일 의원의 지역구 조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새정치연합에서도 현역 비례대표인 임수경 의원 등의 이름이 예상후보자로 오르내린다.
또다른 분구 예상지인 '남양주 병'에는 새누리당의 경우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주광덕 전 의원이, 새정치연합에서는 현역 비례대표인 최민희 의원이 각각 뛰어들 채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생되는 '김포을'의 경우 새누리당에서는 이윤생 전 국회의장 정무비서관, 김동식 전 김포시장, 이강안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이 공천권을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되고, 새정치연합에서는 지난해 7·30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설욕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또 15번째 총선출마에 나서기 위해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두섭 전 의원이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과는 다른 정당임) 간판으로 재선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광주을'의 경우 새누리당에서는 정진섭 전 의원이 국회 재입성을 위해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예상되고, 새정치연합에서는 아직 뚜렷한 후보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
'화성병'에서는 18대 때 화성갑 국회의원을 지낸 새누리당 김성회 전 의원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으며, 화성갑에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홍성규 전 통합진보당 대변인이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인근 지역구과의 분할 조정 과정에서 '양주' 단독 지역구 신설이 예상되는 양주동두천에서는 새정치연합 정성호 의원에 맞서 새누리당 김성수 전 의원과 이세종 당협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밖에 기존 2개 지역구가 3개 지역구로 재편될 가능성이 큰 부산 해운대기장군에서 단독 지역구가 될 기장군의 경우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사무총장을 지낸 3선의 안경률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고, 개각을 앞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이름도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새누리당에서 탈당 조치된 김만복 전 국정원장도 무소속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분구 지역구는 무주공산” 현역 프리미엄 없어 경쟁률 10대 1 육박
입력 2015-12-27 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