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도 아몰랑인가” 박근령, 대통령과 비슷 화법 인터뷰

입력 2015-12-27 00:05 수정 2015-12-27 00:32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씨의 한겨레 인터뷰 영상 캡처 화면(왼쪽)과 그 인터뷰 중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인터뷰를 캡처한 화면.
메르스가 한창이던 6월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의 여동생 박근령씨가 진보매체 한겨레 인터뷰를 거절한 이유가 인터넷에서 회자되고 있다.

박근령씨는 26일 공개된 한겨레 인터뷰에서 “과거 아버지께서 대통령 재임 시 한겨레신문이 워낙 비판을 많이 해서 마음에 부담이 됐다”며 과거 이 매체 인터뷰 제의를 거절했다고 말했지만 한겨레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 9년 후에 창간됐다. 이 내용이 맞지 않다는 기자 지적에 박근령씨는 “그런가”라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이날 한겨레 인터뷰는 주목을 끌만한 여러 가지 내용이 많이 담겼지만 26일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인터뷰 거절 이유에 대한 답변 부분이 단연 화제였다.

허핑턴포스트는 ‘박근령이 한겨레 인터뷰에서 저지른 치명적 실수’라는 제목으로 “이 인터뷰는 다음과 같은 희대의 ‘짤방’으로 더 화제가 되는 분위기”라고도 전했다.

이 발언을 ‘아몰랑’ 화법으로 평가하는 네티즌이 많았다.

‘아몰랑’은 이러다 할 논리 없이 주장해 놓고선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면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모습을 뜻하는 인터넷 유행어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메르스 정국 당시 제대로 된 설명이나 문책 없이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으로 아몰랑 화법을 구사한다는 악평을 받은 바 있다.


박근령씨와의 4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실은 한겨레도 맨 마지막에 네티즌과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박 전 이사장은 인터뷰 때 “우리 사회가 너무 병들어 있고 새마음운동이 다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국무회의에서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박 전 이사장의 화법과 던지는 메시지는 어딘가 모르게 유사하다.(한겨레 인터뷰 中)

한겨레는 박근령씨 인터뷰 일부를 영상으로 공개했다.



박근령씨는 자신의 결혼식에 오지 않은 언니 박근혜 대통령과 동생 박지만씨에 대해 “특별히 우리 집안은 종교나 결혼에 있어서 상당히 민주적이랄까, 너무 자유를 준다. (그런 제약이)없어서 애정이 결핍된 건가 생각될 정도로 자유가 있다”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언제 박근혜 대통령을 봤냐’는 질문엔 즉답을 피했다.

내년 총선 출마를 묻는 말엔 “이런저런 송사를 끝내고 빚 있는 것도 빨리 빨리 갚는 등 주변 정리를 하고 해야 할 것”이라며 “주변이 맑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겨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순간에 대해 국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기도 한다. 여성과 술자리를 갖다가 변을 당했는다’는 기자 말에 대한 박근령씨의 답변을 자세히 실었다.

이 내용 중 일부 발언은 영상에 나온다.

“아버지가 퇴폐적인 자리에서 죄를 지은 것도 아니잖나. (1979년은) 남자들이 술 먹을 때 여자들 불러다 노래시키고 그런 것 다 하던 시기였다. 아버지를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것들에 이제는 이골이 났다.(웃음) 그냥 헐뜯고 싶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긴다. 다만 가수 심수봉(서거 때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있었던 가수)씨는 한번 만나보고 싶다. 그분이 아버지 마지막에 대해 증언을 다 해주었기에 고맙게 생각한다.”(눈물 흘림)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