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붕괴와 청소년의 일탈, 자살과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의 소식이 잇달아 보도돼 사회적으로 안타까움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한국교회와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해 해보게 됩니다.
올 초 대전의 한 교회에서는 예배에 참석하는 청소년들에게 점심 값으로 1만원씩을 지급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청소년들 사이에선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이 교회에는 매주 60~70명 많게는 100여 명씩 교회에 모여들었습니다.
해당 교회 담임목사는 “어린시절 나도 힘들게 보냈기 때문에 어려운 청소년들을 돕기 위한 일”이라며 “교회에서 점심을 줄 수 없어 대신 점심 값으로 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교회에서 돈을 받은 청소년들이 일탈 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돈을 빼앗는 경우가 빈번하고 노래방, PC방으로 향하거나 일부는 모텔에서 술을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일로 인해 교회 예배를 참석하는 일부 청소년들 간의 강력범죄가 일어났다는 보도가 나간지도 1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사건 이후 대전시와 교육청, 지역 청소년 단체의 협력으로 지원 대책을 마련하여 실제적으로 돕고 보호할 방법을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논란 이후에도 여전히 많은 아이들은 이 교회를 찾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지난 22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교회에 나가는 이모(17)군 등 10대 4명이 불구속 입건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동네 후배와 중학생들을 끌어 모아 예배에 강제로 참석시키거나 친구들을 동원하게 한 뒤 교회에서 받은 돈을 상습적으로 갈취했습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50여 차례에 걸쳐 이군 등이 교회 인근에서 빼앗은 돈은 300여만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교회에 출석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는 오랜 기간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소년의 문제는 이미 개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가의 문제이며 우리가 뿌리내린 지역의 문제이며, 지역 선교를 담당하는 교회가 감당해야할 문제입니다. 지역 교회가 힘을 모아 지역 사회와 청소년 센터등과 함께 할 방안을 모색하여야 합니다.
또한 교회는 사람을 낚는 선한 어부로서 사회적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돈으로 사람을 낚을 수 없습니다. 청소년들이 돈을 받으러 교회에 가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통해 위로받고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올바른 방법으로 인도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이미 다음세대 사역에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해 오고 있습니다. 다음세대는 한국교회의 미래이자 심장이기 때문입니다. 지역의 청소년의 문제에 대한 교회의 새로운 접근과 더 많은 협력이 필요합니다. 그럴 때 교회가 우리 청소년들에게 안전망으로써의 역할을 감당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교회오면 만원줄게” 청소년에 돈 준 교회의 결말
입력 2015-12-27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