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힐러리에 "조심하라" 경고장…'성차별' 공세에 역공

입력 2015-12-25 10:44

미국 공화당의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조심하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두 사람은 트럼프 출마 이전에는 가족간에 아주 돈독하게 보냈지만 본선 대결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말도 험악해지고 있다. 트럼프가 힐러리를 공격한 것은 한편으로는 자신이 사실상 본선 주자임을 굳히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후보는 24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힐러리, 당신이 ‘성차별 애호가'에 대해 불평했는데,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 것이냐. 나는 여성들에게 위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면서 영어 대문자로 “조심하라(Be Careful!)”고 썼다.

또 다른 글에서는 “(나의 발언을) 여성과의 전쟁이나 여성을 비하하고 있다는 식의 카드로 이용하려고 한다면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시간 주 유세 때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한 사실을 거론하며 “클린턴이 이길 판이었는데, 오바마에 의해 X됐다(got schlonged·남성 성기를 의미)”고 말했고, 지난 19일 민주당 대선후보 3차 TV토론 도중 클린턴 후보가 잠시 화장실 이용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실을 거론하며 “너무 역겹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클린턴 후보는 이튿날 ‘디모인 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성차별주의에 애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트럼프는 여성에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습관이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의 대변인인 카트리나 피어슨은 23일 밤 CNN에 출연해 클린턴 후보가 ‘희생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피어슨은 “클린턴 후보는 뻔뻔스럽게도 남편과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으면서도 여성에 대한 전쟁과 여성에 대한 편협을 이야기하는 뻔뻔스러움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인 르윈스키 스캔들을 은근히 끄집어낸 것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