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2015 미술]뜨겁고 소란스러웠던 미술계

입력 2015-12-25 00:15 수정 2015-12-25 09:04

‘뜨겁고 소란스러운.’ 올해 미술계는 이렇게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미술의 몸값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반면, 시끄럽지 않아야 할 사건들이 시끄러워졌기 때문이다. 최대 낭보는 5월 9일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개막식에서 임흥순 작가의 영화 ‘위로공단’이 작가끼리 경합하는 본 전시 사상 처음으로 은사자상을 받은 것이다.

한국의 독자적 추상화 경향인 ‘단색화’는 해외시장에서 거품이 우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 11월말 홍콩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박서보 작가는 이우환 정상화에 이어 생존작가로는 세 번째로 ‘10억원 클럽’에 가입했다. 추상화 전반이 재조명되면서 김환기의 1971년 작 ‘전면 점화’(작품명: 19-Ⅶ-71 #209)가 3100만 홍콩달러(약 47억2100만원)에 낙찰돼 경매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위작 논란 끝에 1998년 한국을 떠났던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화백의 죽음이 결국 스캔들처럼 마무리돼 안타까움을 줬다. 천 화백은 뉴욕에서 8월 6일 눈을 감았으나 유족 간 갈등으로 사후 두 달이 지나서야 국내에 알려졌다. ‘미인도’ 위작시비도 재연됐다. 국립현대미술관장 자리는 국장급에 지나지 않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 결과를 백지화하는 등 무리수를 두면서 이슈가 됐다. 정부는 검열 시비 전력에도 불구하고 ‘미술계 히딩크’를 내세워 12월 14일 스페인 출신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관장을 임명했다. 외국인 출신 첫 관장이다.

손영옥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