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연계는 고단했다. 상반기에 서울연극제 주공연장인 아르코예술극장 폐쇄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갈등을 겪었던 연극계는 하반기엔 예술검열 논란에 항의하느라 바빴다. 현 정권에 비판적인 예술가나 세월호 소재 작품을 공공기관들이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게 알려지면서 예술인들의 릴레이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여기에 온 나라가 메르스 사태로 얼어붙으면서 공연계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는 공연계를 지원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300억원을 투입해 공연 티켓 한 장을 사면 한 장을 더 주는 ‘1+1’ 정책을 시행했다.
클래식계에서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사태가 1년 내내 이슈가 됐다. 지난해 말 박현정 전 대표의 성희롱·막말 논란으로 시작됐지만 올 들어 정명훈 예술감독의 윤리 문제로 번지면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발매한 음반 ‘진은숙: 3개의 협주곡’이 국제클래식음악상과 BBC 뮤직 매거진상을 수상하는 등 서울시향이 국제무대에서 거둔 각종 성과에 불구하고 정 감독은 사임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이 주요 국제 콩쿠르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거뒀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피아니스트 문지영은 부조니 콩쿠르,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쇼팽 콩쿠르에서 각각 우승했다. 특히 조성진은 뜨거운 대중적 관심을 받으며 ‘조성진 열풍’을 일으켰다.
장지영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