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누나78]10대 미혼모와 아이들에게 산타가 되어 주는 이 남자

입력 2015-12-25 00:07
이효천 선교사

교회누나의 천국 이야기 일흔 여덟 번째 이야기

10대 미혼모와 아이들에게 산타가 되어 주는 남자가 있을까요?

12월25일 즐거운 성탄절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예수탄생의 기념일로 기쁨과 설렘, 행복과 평안이 가득한 날로 인식되고 있고요.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연말연시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한 해를 정리하는 쉼이 있는 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대체로 평화와 행복의 느낌이 공존하는 크리스마스인데요. 이 땅에 모든 사람들이 그러한 것은 아닙니다.

아직 심성이 여리고 어른이 되지 않은 10대 미혼모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들이 낳은 갓난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한가정을 꾸려서 사는 엄마와 아이. 바로 10대 미혼모 가정입니다. 이 단출한 한부모 가정에서는 성탄절에 온기보다는 냉기가 더 흐를지도 모르겠습니다.

10대 미혼모 청소년들의 대다수는 어린 시절 가정불화와 폭력에 시달려 거리에 나온 이들이 대다수입니다. 빨간 공휴일, 특별한 성탄절이라고 하더라도 이들과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낼 가족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 미혼모들에게 이효천 선교사가 크리스마스 때 산타이자, 아버지 역할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부산에 위치한 ‘위드맘 한부모가정 지원센터’ 대표인 이효천 선교사의 페이스북을 24일 들여다보았습니다. 이효천 선교사는 산타복장을 하고 한 손에는 선물 꾸러미를 들고 있었습니다. 미혼모 엄마와 아이들을 위한 선물입니다. 다른 사진을 보니 엄마들과 함께 보행기를 조립하고 있는 모습도 보이네요. 또 아빠처럼 든든하게 아이를 무릎 위에 턱 앉아 놓고 있는 모습도 참 익숙해 보입니다. 산타 이효천 선교사의 등장으로 미혼모 가정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있는 듯 합니다.

이효천 선교사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24일, 25일 이틀로 나누어서 미혼모 가정을 방문하고 있다”며 “큰 선물은 아니지만 작은 나눔과 섬김이 따뜻한 가정에 목마른 이들에게는 즐겁고 귀한 시간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섬기는 손길들로 인해 청소년 한부모 가정이 바르고 건강하게 세워졌으면 좋겠다”며 “작은 나눔을 통해 성탄의 참 의미가 알려지고 세상을 따듯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2000여년 전 이 땅에 낮은 자들을 섬기기 위해 내려오신 예수님. 그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 우리 주변의 소외되고 쓸쓸한 이웃을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