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름을 밝히지 않고 선행을 하는 대구 ‘키다리 아저씨’가 올해도 1억2000여만원을 기부했다고 24일 밝혔다. 키다리 아저씨의 익명 기부는 2012년부터 4년째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4시쯤 “성금을 기부하고 싶다. 근처 식당으로 잠깐 나와 달라”는 내용의 전화가 사무실로 걸려왔다.
김미정 모금사업팀장은 해마다 모금회에 1억원 이상을 익명 기부하는 ‘키다리 아저씨’임을 눈치 채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식당에서 지인과 함께 식사를 하던 60대 남성은 김 팀장에게 봉투 한 장을 건넸다.
봉투에는 1억2000여만원짜리 수표 한 장과 ‘꼭 필요한 곳에 도움이 되도록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은 메모가 들어 있었다.
키다리 아저씨는 봉투를 받아든 김 팀장에게 “정부 지원이 미치지 않는 가장 소외된 이웃에게 잘 써 달라”고 당부했다. 모금회 관계자들은 그가 적금을 들어 차곡차곡 모아온 돈을 기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키다리 아저씨는 2012년 1월 처음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익명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 같은 해 12월 모금회 사무실 근처 국밥집에 직원을 불러내 1억2300여만 원을 건넸고, 이듬해 12월에도 사무실 근처에서 직원에게 1억2400여만 원을 전달했다. 지금까지 키다리 아저씨가 기부한 금액은 5억9600여만 원에 달한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성탄절 앞두고 대구 '키다리 아저씨' 또 1억2000여만원 기부
입력 2015-12-24 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