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일보에 그림 2장을 제공했다. ‘나영이 주치의’로 알려진 소아정신과 전문의 출신 신의진 의원은 최근 A양을 직접 만나 아이의 마음을 보듬었다.
A양이 볼펜으로 그린 이층집은 2㎝ 정도로 아주 작았지만 예뻤다. 굴뚝에선 연기 대신 꽃송이가 나왔다.
아이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무서운 회색 연기보다는 예쁜 꽃이 좋아요. 우리 집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얼굴을 찌푸리지 않고 향기를 좋아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신의진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이는 소망이 없다고 말하다가도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도 했다”며 또래만큼이나 똑똑한 아이라고 A양을 기억했다.
아이는 신의진 의원을 만나 맨 처음 크리스마스 트리를 그렸다. 트리도 이층집 그림만큼이나 작았다.
아이는 작은 트리에다 꽃과 하트, 리본 장식을 열심히 그렸다. 그러다 “하트랑 리본을 더 그리고 싶은데 나무가 작아서 못 그렸어요”라고 말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또 중앙일보는 “그동안 산타할아버지한테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이번 크리스마스에 처음으로 산타할아버지에게 인형 선물을 받고 싶어요”라는 아이 말을 전했다.
학교도 못 가고, 제때 밥도 얻어 먹지 못한 A양이 그린 그림 2장을 본 네티즌은 펑펑 울었다.
“마음의 상처가 그림에 그대로 드러난 것 같아 제대로 못 보겠다” “그림도 잘 그리고 머리도 굉장히 좋은 아이인거 같다. 더 마음이 아프다” “행인까지 생각하는 아이 마음씨가 너무 곱다” 등 반응을 남기며 가슴 아파했다.
A양은 인천시 연수구의 한 빌라에서 친부(32)와 동거녀로부터 감금· 폭행 등 수년간 학대를 받았다. 손과 발이 노끈에 묶인 채 세탁실에 갇혀 있다가 지난 12일 가스 배관을 타고 탈출해 구조됐다. 당시 키 1m20㎝에 몸무게 16㎏였다. 또래 아이 보다 20㎝ 작았다. 몸무게는 또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아이는 오랜 기간 굶주렸다. 그래서인지 인천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요 며칠 새 몸무게가 4㎏나 늘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아이는 신의진 의원을 만나 “피자가 먹고 싶다”고 얘기했다.
아이는 “1년 전에 피자를 한 번 먹어봤어요. 아빠, 엄마가 시켜 먹었는데 저는 다 먹고 난 뒤에 찌꺼기만 줬어요. 더 먹고 싶다고 했는데 (아빠가) ‘안 된다’면서 무섭게 혼냈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A양은 “아버지가 처벌받기를 원하느냐”고 묻자 또렷한 목소리로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오랜 기간 제 자식을 학대한 아버지는 이날 오전 유치장에서 검찰로 호송되며 심경을 묻자 고개를 푹 숙인 채 “죄송하다”고만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