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당 창당을 추진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회동해 야권 통합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원내대표는 50분 가량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제 야권 세력의 통합과 일치의 문을 열기 위해 천 의원의 협조를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야권 통합의 전제로 문재인 대표의 2선후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통한 새정치연합 주도세력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천 의원에게는 야권 대통합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회동은 이 원내대표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비주류인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에 불참하는 대신 '통합을 위한 여행'이라는 테마로 당 안팎의 인사를 두루 접촉하고 있다.
이에 천 의원은 "저는 주도세력의 교체가 전제돼야 한다는 말을 일관되게 해오고 있다"며 "그 방법은 신당 창당이다. 새정치연합 내부의 갑론을박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거부 입장을 밝혔다. 새정치연합과의 통합이 아니라 독자 신당을 통해 야권을 재편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통합과 일치 방법에 대해선 아직까지 거리가 있다"며 "약간의 거리는 있지만 만날 수 있는 길에 대한 분명한 느낌을 받았다"고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김한길 전 대표와도 만났다고 소개한 뒤 "선대위에서 활동할 분들이 여러 분 있을 것인데 김 전 대표가 그 중 한 분이라면, 김 전 대표로서는 선대위라는 어젠다에서 마음이 떠난 것으로 느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전 대표가 선대위에 대해 '내 갈 길은 이미 따로 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권노갑 상임고문과 오찬을 했다.
권 고문은 이 자리에서 "지금과 같은 야권의 상황에서 김대중 대통령이었다면 무조건 통합이다. 분열되면 공멸"이라면서 최근 계속되는 탈당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고 이 원내대표가 전했다.
권 고문은 "김대중 대통령의 통합의 원칙은 아무리 작은 정치적 세력과의 통합이라도 5대 5였다. 원칙은 내 스스로에 대한 유불리가 아니라 통합했을 때 전체에 이뤄지는 결과에 대해 우선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갑자기 문 대표가 '문안박'을 하게 돼서 놀랐고 그러면서 당이 어려워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내대표는 앞으로 만날 인사로 "가능하면 정동영 전 의장도 만나려 한다. 제 탈당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당에 남아 끝까지 통합 노력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문재인, 갑자기 ‘문안박’ 해서 당 어려워졌다” 이종걸 “탈당 고려안한다”
입력 2015-12-23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