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군악대가 룸싸롱 밴드인가"…공군 "사적 행사 아냐" 해명

입력 2015-12-23 19:32 수정 2015-12-24 13:01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이 군악대 대원들이 노래하는 가운데 춤을 추고 있는 듯한 모습이 담긴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됐다. 군악대가 동원될 만한 행사였느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2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서울 대방동의 공군회관 1층 연회장에서 여러 사람이 나와 춤을 추거나 박수를 치고 있는 흥겨운 모습이다. 뒤쪽에는 공군 정복을 입은 군악대원들이 연주와 노래를 하고 있다.

임 소장은 “국민 혈세로 엄청난 양의 양주를 돌리며 술판을 벌인 것도 문제지만 군악대까지 사적으로 동원해 음주가무 뒤편에 ‘룸싸롱 밴드’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은 더 큰 문제”라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간 그들을 함부로 그것도 사적으로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임 총장이었던 최차규씨가 운전병을 사적으로 동원하고 아들을 홍대 클럽에 모셔가라고 했던 사건으로 공군의 명예를 실추시켰던 것도 모자라 후임자는 군악대를 룸싸롱 밴드로 활용하는 추태라니 적합한 욕도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또 “이 사진을 보니 공군에서 발생한 집단 가혹행위와 성추행 사건이 보도된 것에 대해 공군 내부에서 피해자를 비난하는 기밀 문건이 하달되고, 구속도 되지 않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조롱하는 사태가 왜 일어났는지 알만도 하다”며 “엄정한 군기가 설 리가 만무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군은 이에 대해 "공군과 관련된 분들을 모시고 1년간의 호의에 대해 감사하는 자리였다"며 "사적인 행사가 아니라 공식 행사라고 볼 수 있다"고 해명했다. 공군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주간임을 감안, 성악 담당 병사들이 캐롤 3곡을 불렀다"며 사적인 차출이 아니라 공군이 국민에게 다가가기 위한 행사에 군악대가 지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참석자는 "자리에 앉아있던 정 총장을 억지로 요청해서 무대 앞으로 나오도록 하고 직접 사진을 찍었다"며 "흥겨운 분위기를 위해 연출한 것인데 마치 정 총장이 술에 취해 춤추는 것처럼 비쳐져 퍽 난감하다"고 말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