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험지 출마 수용, 당의 방침 따르겠다” 종로도 험지?

입력 2015-12-23 18:09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내년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험지출마' 요구에 대해 "당의 방침에 따르겠다"며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무성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 전 시장을 만나) 이번 총선에 당의 선거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조해 달라고 했다"며 "이에 오 전 시장은 '당의 방침에 따르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이와 관련, 이날 송파구청에서 특강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무엇이 가장 당에 도움이 될 것이냐를 기준으로 당과 협의해서 당에서 결정해주는 대로 따르겠다,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자신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서울 종로도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의원이라는 '거물'이 버티는 곳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런 분이 계시는 종로를 다시 탈환하는 것을 포함해서 어떤 가능성도 다 열어두겠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가 서울 종로가 아닌 다른 '험지'에서 출마할 것을 권유했지만, 오 전 시장은 종로 출마까지 포함해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저도 종로를 우리 당에 유리한 지역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들이 서로 맞붙는 것은 피하고 다른 지역을 한 번 생각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과 3선 의원 출신인 박진 전 의원이 종로지역에서 나란히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을 언급한 것이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돼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난 뒤 서울 광진구에서 거주해 온 탓에 새정치연합 김한길(광진갑), 추미애(광진을) 의원 지역 출마도 거론된다.

오 전 시장은 광진갑·을 등 구체적인 지역구가 거론됐느냐는 질문에 "그런 내용은 오늘 없었다"고 부인했다.

김 대표도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당의 방침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확인한 후 적지(적절한 지역)를 잘 골라보도록 하겠다"고 언급을 삼갔다.

한편, 김 대표는 오 전 시장이 다른 지역에 출마할 경우 특혜를 줄지에 대해선 "어떤 어드밴티지(혜택)는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전략공천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다른 명망가 접촉 계획에 대해선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도 "분구되는 지역을 포함해서 우리가 당선되기 어려운 수도권을 포함한 지역은 일단 명망가를 보내면 당선될 수 있다는 지역으로 보내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자신에 대한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앞서 부산 해운대 출마를 타진하던 안대희 전 대법관도 전날 김 대표의 험지출마 설득에 "당 지도부의 취지에 공감한다. 당에서 정하는 대로 하겠다"고 답했다고 김 대표가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