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3일 서울시의회가 유치원 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 학비로 편성됐던 내년도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보육대란을 자초해 내년 총선에서 정치적 이득을 보려한다고 비난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이 무상보육 공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받아쳤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유독 야권 성향이 강한 서울·광주·전남 지역 등에서 누리과정 예산이 편성되지 않고 있는 건 선거를 앞두고 정부·여당에 책임 돌리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이 모자라면 지난 2일 예산안 통과 시 야당이 이 부분을 지적했어야 했지만, 누리과정 우회 예산 3천억원 편성에 대해 야당도 (당시) 동의해 예산안이 통과된 것"이라 지적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에서 "서울시는 누리과정 예산 전액 삭감을 결정하면서 투표권이 있는 3천여명 규모의 청년들에게는 50만원씩 청년 수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며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교육청은 대통령 공약으로 실시한 누리과정인 만큼 중앙정부에서 국고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대통령 공약이라고 무조건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면 시장·군수 공약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국비 지원을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박 대통령의 무상보육 공약을 감안하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국가가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상보육은 국가가 책임질테니 아이만 낳아달라고 박 대통령께서 문재인 대표와 함께한 TV토론에서 공언한 걸 국민은 여전히 똑똑히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누리과정에 엄청난 대혼란이 온다면 그것은 박근혜 정부와 여당의 책임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찍어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유승희 최고위원 역시 회의에서 "지금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시대라고 하는데 대통령 임기 내내 보육대란이 일고 있다"며 "지방교육재정이 파탄나고 공교육이 흔들릴 위기에 있는데 교육부는 여전히 나 몰라라 하고 시도교육청이 알아서 하라고 팔짱을 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무상보육은 국가가 책임질 테니 아이만 낳아달라는 것이었다"며 "(박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유승희 “헌정사상 최초 여성 대통령 임기 내내 보육대란 일고 있다”
입력 2015-12-23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