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려면 우리(무슬림)도 같이 죽여라. 그러지 않을 거면 제발 그들(크리스천)을 풀어 달라.”
케냐의 이슬람교도들이 무장괴한으로부터 사살당할 위험에 처한 크리스천들을 구해냈다고 CNN 등 외신이 22일(현지 시간) 보도했습니다.
현지 언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월요일(21일) 이슬람교도와 크리스천이 섞인 승객을 태운 버스가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동부 지역 만데라(Mandera)라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버스가 케냐와 소말리아의 국경 부근을 지날 때 소말리아의 이슬람 민병대로 알려진 알샤밥(al-Shabab) 대원들이 버스를 세우고 승객들을 내리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승객들을 이슬람교도와 비이슬람교도로 나눴습니다. 비이슬람교도를 사살하기 위한 의도였죠. 하지만 이때 대부분이 여성이었던 이슬람교도들이 알샤밥 대원들에게 애원했다고 합니다. “죽이려면 우리(무슬림)도 같이 죽여라. 그러지 않을 거면 제발 그들(크리스천)을 풀어 달라”고요.
몇 분 후 무장괴한들은 승객 모두가 다시 버스를 타고 떠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무장괴한들은 그들에게 우호적인 소말리아 지역 언론이 사실 여부를 질문하자 그들이 버스를 습격했으나 이슬람교도들 덕분에 크리스천들이 목숨을 구했다고 확인해줬다고 합니다.
사건 현장에서 2명의 승객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들은 무장괴한들이 버스를 세웠을 때 달아나려 하다가 사살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많은 크리스천들은 다행스럽게도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단지 크리스천이란 이유만으로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했지만 함께 버스를 탄 이슬람교도들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죽이려면 우리도 같이 죽여라"…크리스천 살려낸 무슬림
입력 2015-12-23 1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