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씨앗 ‘용종’ 5~6년새 2배…40~50대 5년에 한번씩 대장내시경 받아야

입력 2015-12-23 13:31

대장암의 원인이 되는 용종(폴립)이 최근 5~6년 사이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40~50대 이후 5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행위통계에 따르면 대장 용종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2008년 6만8000여명에서 지난해 13만 6000여명으로 2배 증가했다.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은 대장용종 증가 원인에 대해 육류 섭취가 많아지는 등 식생활이 점차 서구화되고 있다는 점, 고령층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 대장 질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대장내시경 검사 건수가 증가한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남성 대장용종 환자는 8만5776명, 여성 환자는 5만209명으로 남성이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5%, 40대 16%, 50대 35%, 60대 28%, 70대 이상 16%로 나타났다. 40대부터 크게 늘어 50~60대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소화기병 특화병원인 비에비스나무병원의 용종 제거시술 통계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병원이 2013~2014년 대장용종을 제거한 1972명 중 남성은 1173명, 여성은 799명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 12%, 40대 20%, 50대 26%, 60대 25%, 70대 이상 17%로 나타났다.

대장 용종은 대장암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대장암은 대장 용종의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장 용종을 제거하지 않고 그냥 두었을 경우 10년 후 대장암이 될 확률이 약 8%, 20년 후 대장암이 될 확률이 약 24% 정도 된다.

용종 크기가 클수록, 현미경적 조직 소견상 융모형태의 세포가 많을수록, 세포의 분화가 나쁠수록 암으로 진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암 발생률도 높아진다.

대장 용종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작용해 발생한다. 비에비스나무병원 홍성수 병원장은 “유전적인 요인은 어쩔 수 없지만, 환경적인 요인은 통제가 가능하므로 용종을 예방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식생활을 개선해야 한다. 육류 섭취는 줄이되 신선한 채소 등을 통해 섬유질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 특히 브로콜리, 양배추, 케일 등과 같은 십자화과 식물 및 카로틴이 많은 채소의 섭취가 대장암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정기적인 운동을 통한 정상 체중 유지도 중요하다.

홍 원장은 “송년회 및 신년회 등 각종 모임이나 회식이 잦아지는 연말연시를 특히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대장건강이 걱정된다면 지방질이 많은 음식의 섭취는 제한하는 것이 좋으며 붉은 살코기를 많이 먹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음식을 직접 조리할 때에는 굽거나 튀기는 조리 방법보다는 삶거나 찌는 것이 좋다. 절주와 금연 역시 필수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