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이달 초 있었던 모란봉 악단의 갑작스러운 철수를 사과하기 위해 각료급 특사를 최근 베이징(北京)에 보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칼럼에서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나카자와 가쓰지(中澤克二) 편집위원의 기명칼럼에서 북·중 관계를 잘 아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 “김정은이 아주 최근 (시진핑 지도부에) 사과하기 위해 각료급 인사를 베이징에 보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은 “내년에 모란봉악단을 다시 중국에 보낼 계획”이라고 전하고 시기는 36년 만에 내년 5월 열릴 예정인 조선노동당대회 이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를 통해 북·중 우호분위기를 다시 고조시킨다는 게 김정은의 의도라면서 모란봉악단의 중국 방문과 동시, 또는 조금 사이를 두고 김정은 자신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만난다는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모란봉악단 철수 사태에 격노한 것으로 알려진 시 주석이 북한의 이런 시나리오를 받아들일지는 확실치 않으나 미국과의 관계악화로 난처한 상황인 중국의 입장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 서면 이런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도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이와 관련, 중국이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4주기(17일)를 맞아 중조(中朝. 중국과 북한) 관계발전에 기여한 그의 업적을 높게 평가한다는 논평을 내놓으면서도 김정은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아버지를 본받아 중조관계를 안정시키라”는 메시지였다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당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일 동지가) 조선(북한)사회주의 건설 추진을 위해 한 공헌을 높게 평가한다”며 “높게 평가한다”는 표현을 두번이나 사용했으나 현재의 지도자인 김정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훙 대변인은 당초 이날 브리핑에서 “김정은 동지가 조선사회주의 건설 추진을 위해 한 공헌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지만,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나중에 ‘김정은’이 아니라 ‘김정일’을 지칭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북한, 모란봉악단 철수 ‘사과’ 특사 중국에 파견”
입력 2015-12-23 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