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막말의 끝'…성적 비속어까지 써가며 힐러리 공격

‘막말의 달인’으로 유명한 미국 공화당의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의 여성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성적 비속어’를 동원한 막말을 퍼부어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주 서남부의 그랜드 래피즈에서 선거유세를 하는 과정에서 지난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때 클린턴 후보가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한 사실을 거론하며 “클린턴이 이길 판이었는데, 오바마에 의해 ‘깨졌다’(got schlonged)”고 말했다. ‘슐롱’(schlong)은 남성의 생식기를 뜻하는 속어로, 트럼프는 이를 동사형으로 바꿔 사용한 것이다.

트럼프는 “나는 대통령으로서의 클린턴을 생각할 수 없다”며 “클린턴은 결코 이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평소 독설과 막말로 유명한 트럼프이지만 이번에는 공개석상에서, 그것도 상대당 경쟁 여성후보를 상대로 금기시된 성적 비속어까지 노골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여성비하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여성을 비하하는 언어 사용으로 지속적으로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하며 폭스뉴스 여성 간판앵커인 메긴 켈리에 대한 과거 공격 사례를 거론했다. 트럼프는 지난 8월6일 공화당 첫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켈리가 공격적인 질문공세를 펴자 토론이 끝난 뒤 CNN 인터뷰에서 “켈리의 눈에서 피가 나왔다. 다른 어디서도 피가 나왔을 것”이라며 켈리가 월경 때문에 예민해져 자신을 공격했다는 취지의 여성비하성 발언을 해 큰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는 특히 이번 유세에서 지난 19일 민주당 대선후보 3차TV토론 도중 클린턴 후보가 잠시 화장실 이용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실까지 거론하며 “너무 역겹다”고 말했다. 클린턴 후보는 당시 TV토론 도중 중간광고가 나가는 사이에 화장실에 갔다가 트론이 재개된 이후 수십초 가량 늦게 입장했다. 트럼프는 무려 네차례에 걸쳐 클린턴 후보가 어디게 갔었는지 아느냐고 청중들에게 비아냥거리듯이 물어보면서 “나는 어디게 갔는지 안다. 너무 역겹다. 나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거듭 되풀이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