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산타 할아버지 승점 3점 주세요”… 박싱데이 초대장

입력 2015-12-23 08:37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는 이제 반환점을 앞두고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은 박싱데이로 불리는 오는 26일(현지시간) 일제히 18라운드를 치릅니다. 프리미어리그는 모두 38라운드입니다. 반환점은 19라운드죠. 프리미어리그는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 1주일 동안 박싱데이 주간을 보내면서 18~19라운드를 소화합니다. 그렇게 상반기를 마감합니다.

영연방국가들은 크리스마스 다음날을 박싱데이라고 부릅니다. 선물을 꺼내고 비워진 상자가 크리스마스 다음날 집 앞에 가득 쌓인 풍경을 묘사했다는 가설부터 너그러운 영주에게서 곡식과 옷이 담긴 선물상자를 받은 농노들의 존경심을 담았다는 가설까지 어원에 대한 의견이 많습니다.

어원이야 어떻든 크리스마스 선물에서 비롯된 표현이라는 점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박싱데이 주간은 축구팬에게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일 겁니다.

박싱데이의 포문을 가장 먼저 여는 구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스토크시티입니다. 맨유와 스토크시티는 한국시간으로 26일 오후 9시45분 영국 스토크 온 트렌드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18라운드를 치릅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실패하는 등 최근 부진한 맨유의 루이스 판 할(64·네덜란드) 감독은 이 경기에 운명을 걸었습니다. 험악한 표현을 빌리면 ‘단두대 매치’입니다.

나머지 18개 구단은 한국시간으로 27일 오전 0시 영국의 9개 도시에서 일제히 대결합니다. 경기 시간이 같으니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갑니다. 프리미어리그 최종 38라운드를 방불케 할 정도죠. 레스터시티가 1위로 도약해 절대강자는 사라졌고, 챔피언 첼시의 추락으로 누구도 절대약자로 볼 수 없는 프리미어리그의 순위는 박싱데이 주간에 뒤죽박죽 바뀔 수 있습니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3인방도 박싱데이 출격을 앞두고 있습니다. 손흥민(23)의 토트넘 핫스퍼는 런던의 홈구장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노리치시티와 싸웁니다. 토트넘은 4위, 노리치시티는 16위입니다. 토트넘의 낙승이 예상됩니다.

최근 득점포를 재개한 이청용(27)의 크리스탈 팰리스는 본머스를 상대로 골드샌즈 스타디움 원정을 떠납니다. 이청용의 두 경기 연속 골이 관심사입니다. 기성용(26)의 스완지시티는 웨일스의 홈구장 리버티 스타디움으로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을 부릅니다. 스완지시티의 강등권 탈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입니다.

김철오 박효진 기자 kcopd@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