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측근의 서울지역에서 열린 총선 출마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행보 등으로 선거법 위반 구설에 올랐다.
제주도선관위는 선거법을 위반했는지 조사에 나섰고, 원 지사 측은 "사전 검토를 거쳐 문제 없는 선에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22일 제주 지방정가와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원 지사는 지난 15일 서울시 양천구 목동의 이기재(새누리) 전 제주도 서울본부장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이 전 본부장의 총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했다. 이 전 본부장이 출마할 예정인 양천갑은 원 지사가 국회의원 3선을 한 지역구다. 원 지사는 이날 국회 방문 등을 위해 서울 출장 중이었다.
원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제가 당에서 큰 역할에 도전하거나 중책을 맡았던 모든 과정에서 하루 한 시도 떨어져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옆에 두고 싶은 사람, 믿을 만한 사람" 등의 발언을 하며 이 전 본부장을 치켜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원 지사는 또 지난 18일 대전 서구 둔산동 윤석대(새누리) 전 청와대 행정관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영상메시지를 보냈다. 윤 전 행정관은 대전 서구을을 지역구로 총선에 출마한다.
제주에서는 제주시 갑 지역구에서 출마하는 양치석(새누리) 예비후보의 현수막 등에 원 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이 쓰여 논란이 되고 있다.
제주도 선관위는 해당 지역 선관위를 통해 영상 자료 등을 확보, 원 지사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공무원의 중립 의무나 사전선거운동 등의 부분에서 문제가 되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22일 제2공항 관련, 기자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미 다 문의해서 문제없는 선에서 했다. 제주도지사가 그 정도 방어 감각 없이 사고 치고 다니겠나"라며 "선거법 위반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여야 제주도당은 성명전을 벌였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직분을 망각한 안일한 처사다. 엄중한 중립 자세로 도민을 부끄럽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감귤가격 폭락, 제2공항 건설, 영리병원 도입 논란 등 현안이 산적한데, 역할과 본분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도 성명을 내고 "원 지사가 밝혔 듯 문제없는 선에서 오랜 정치적 동지에 대한 인간적 소회를 표현한 것임에도 새정치연합이 이를 총선과 연결시켜 쟁점화하려 한다"며 "새누리당 도지사에 대한 정략적 흔들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원희룡, 측근 총선 출마회견 참석” 중립의무 위반 논란 구설
입력 2015-12-22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