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온라인 방문자 뉴욕타임스 추월…‘베조스의 힘’

입력 2015-12-22 17:20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가 개인 돈 2억5000만 달러로 인수한 미국의 권위지 워싱턴 포스트가 미국 내 온라인 순 방문자 수에서 경쟁지인 뉴욕타임스에 계속 밀리다가 10, 11월 두 달간 우위로 올라섰다.

이는 2년여 전 신문을 인수한 이래 베조스가 막후에서 사소한 부분까지 관여하며 디지털 매체로 전환을 추진해온 성과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셈이라고 블룸버그 닷컴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온라인 순 방문자 수는 베조스의 인수 무렵인 2013년 8월만 해도 2600만명에 불과했으나 지난 10월 중순 뉴욕타임스와 같아진 후 계속 우위를 지켜 지난달엔 7200만명으로 늘어났다.

여기에는 미국 신문들의 특징인 지역신문 특성을 벗어나 미국 전국과 국제 뉴스를 더 많이 다루고, 일상 뉴스를 취재할 기자와 편집자 약 50명을 포함해 편집국 인력을 70명 보강한 것 외에 디지털 기술의 접목을 강력히 추진한 게 주효했다.

특히 지난 9월엔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에게 온라인 전국판을 6개월간 무료 제공하고, 그 이후엔 60% 할인된 가격으로 계속 구독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하반기엔 아마존 킨들파이어 태블릿에 이 신문 앱을 기본으로 탑재하기도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또 아마존에서 일하던 데이터 과학자 등 기술자들을 데려다 쓰고 있으며, 이들은 아마존측과 독자 특성별 맞춤기사 선정 기술 등을 놓고 일상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최고 수준의 컴퓨터 기술자들이 기꺼이 워싱턴포스트의 구인에 응하는 것에도 역시 베조스 회사라는 점이 일부 작용하고 있다.

베조스는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한 후 자신이 언론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경영난을 겪고 있던 이 신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돈과 디지털화를 위한 인터넷 기술을 갖고 있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이 신문의 일부 기자는 디지털 매체화 과정에서 자신들의 기사가 웹 방문자수를 기준으로 평가받는다는 압박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크리스 코라티 워싱턴포스트 대변인은 기자들의 역량을 기사 방문자 수로 평가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베조스가 인수한 이후 이 신문의 온라인 방문자 수가 3배 가까이 느는 동안에도 종이판 발행 부수는 감소 추세를 이어가 미국의 발행부수공사기구(AAM)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인수전보다 18% 줄어든 34만부에 그쳤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